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민간소비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4일 'KDI 경제동향 6월호'를 펴내고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소비의 경우 완만하게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 관련 선행지표도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4월 민간소비는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매액지수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소매패매액지수는 승용차 판매가 여전히 양호한 가운데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여타 재화의 판매도 개선되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도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 및 임대업,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추세가 이어지면서 서비스 소비도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투자 역시 건설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지만, 투자 관련 선행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투자 전반의 점진적인 회복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DI는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이다. KDI는 "수출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 가격경쟁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히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제조업생산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월 수출은 감소폭이 전월보다 확대되면서 전년동월대비 -10.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요 수출국 모두에서 부진한 가운데, 올 1분기까지 비교적 양호했던 대(對)미국 수출도 전월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도 무선통신기기 및 반도체를 제외한 선박, 석유류, 철강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한편, KDI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향후 세계경제의 성장세도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당분간 수출여건이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KDI는 "광공업 생산 및 출하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0%대 초반의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성장세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지난달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한 KDI가 4일 'KDI 경제동향 6월호'를 펴내고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