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욱의 가요별점)이승기씨, 걱정 마세요 잊지 않을게요

입력 : 2015-06-12 오후 1:32:52
◇새 앨범을 발매한 이승기.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가수, 배우, 또 예능인으로서 맹활약을 펼쳐온 이승기가 새 앨범을 내놨습니다. 지난 10일 정규 6집 앨범을 발표한 건데요. 이승기가 새 앨범을 발매한 것은 2년 7개월 만입니다.
 
타이틀곡부터 보죠. '그리고 안녕'입니다. 발매 직후 각종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최근 빅뱅과 엑소의 맞대결로 가요계가 뜨겁게 달아오른 상황에서 '이승기 파워'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안녕'은 록발라드곡인데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헤어지지만, 세상 어디에 있어도 다시 찾아가겠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이승기는 "오늘이 마지막은 아니야. 알겠니 그러니깐 울지마. 너는 세상 어디 있어도 찾아갈 수 있으니. 아무 걱정하지마"라고 노래하는데요.
 
이승기가 국내 가수 중 가장 성량이 풍부한 가수라고 볼 순 없습니다. 기교가 가장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가수입니다. 지금과 같이 가수로서 뜨거운 인기를 얻는 덴 다 이유가 있는데요.
 
박진영이 'K팝스타'에서 했던 유명한 심사평이 있죠. 박진영은 말하는 목소리와 노래하는 목소리가 같아야 한다고 했었는데요.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말하듯이 노래를 하라고 조언을 기도 했죠. 이승기가 가장 좋은 예입니다.
 
이승기는 말하듯이 담담하게 '그리고 안녕'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절규하듯이 감정을 토해내면서 진심을 전달합니다. 흔히들 노래를 잘하는 가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호소력 있는 목소리'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호소력'은 '강한 인상을 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힘'을 뜻하죠. 이승기의 목소리에선 호소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날 잊지마 날 잊지마"라고 울부짖는 듯한 파트에서 감정은 최고조에 이르는데요.
 
 
이승기의 이번 앨범은 가수 데뷔 10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승기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낸 앨범인데요. 이제 곧 서른 살이 되는 이승기는 군 입대를 앞두고 있기도 하죠. 이런 노래 외적인 상황과 맞물려 '그리고 안녕'은 상당히 깊은 울림을 전달합니다.
 
그런 점에서 팬들을 위한 노래인 '우리 함께한 그 모든 시간'도 인상적입니다. 이 노래에 이승기는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등에 대해 담아냈는데요. "하루에 조금씩 나를 잊는다 해도 먼 훗날 너의 추억들, 내가 그 중에 하나라면 행복해. 언젠가 우리들, 어느 날의 우리들, 다시 만난다면, 그런다면, 그 땐 내가 한 걸음 더 다가갈게"라는 가사입니다. 꾸밈 없는 담백한 고백이 더욱 큰 감동을 안깁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물을 흘린 팬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유명 작사가 김이나가 노랫말을 썼고, 이승기가 작곡했습니다.
 
이번 앨범엔 타이틀곡인 '그리고 안녕' 외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이승기표' 음악들이 있는데요. '바람'과 '사랑' 같은 노래들입니다.
 
'바람'은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와 함께 시작되는 노래입니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적인 가사와 어우러지는 이승기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돋보이고요. 이승기는 '사랑'을 통해선 사랑의 위대함에 대해 읊조리듯 노래합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노래하는 이승기의 창법과 점층적으로 감정이 고조되는 스타일의 편곡이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그대와 나'는 섬세한 피아노 연주와 현악 선율이 매력적인 곡입니다. 이별에 대한 노래인데요. "언젠가 그대와 난 멈춰있던 시간만큼 서로에게 어떠한 의미가 될지 다 알 수 없지만 잊지마, 함께라는 그 힘으로 걸어가던 우리를"이라는 애절한 가사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 앨범엔 독특한 스타일의 노래도 하나 실려있는데요. 이승기와 댄스, 왠지 어울리지 않죠? 이승기는 펑키한 리듬의 노래 '~하니?'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타고난 몸치 한 박자 늦은 그루브. 내 맘은 마이클잭슨 두근두근 펑키 뮤직. 뭔가 어색해도 누구보다 신나게 허니"라는 가사가 재밌습니다. 이승기는 이 곡의 작곡에 참여했습니다. 
 
"누난 내 여자니까, 너는 내 여자니까"라고 노래 부르던 이승기의 풋풋한 모습을 기억하시나요? 지난 2004년 6월 고등학생이었던 이승기는 데뷔곡인 '내 여자라니까'를 발표했는데요. 이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을 펼치면서 '국민 남동생'으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 이승기에게 팬들은 변함 없는 응원을 보내며 든든한 힘이 돼줬죠. 17세의 나이로 데뷔해 이제는 톱스타의 위치에 선 이승기가 팬들을 위한 좋은 선물 같은 앨범을 내놨네요.
 
< 이승기 정규 6집 '그리고...'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국민 남동생'의 특별한 선물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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