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가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일본판 최신호에 실은 '올해의 억만장자 톱10' 기사에서 정보기술(IT)업계의 젊은 사업가들이 억만장자 랭킹 순위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브스가 집계한 결과 올해 억만장자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290명이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71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57명, 인도가 28명, 독일은 23명 순으로 집계됐다.
트레비스 칼라닉 우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포브스는 "올해 억만장자에 오른 부호의 특징으로 IT업계의 젊은 기업가들이 속속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억만장자 올해의 인물 1위로 트레비스 칼라닉 우버택시 창립자겸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했다. 스마트폰 기반의 택시 서비스 우버택시는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지 4년 만에 전 세계 45개국 218개 도시로 뻗어 나갔다. 기업가치도 400억달러까지 뛰면서 칼라닉의 자산은 30억달러로 불어났다. 현재 그는 우버의 지분 13%를 보유한 3대주주다.
2위는 혈액검사 테스트 기업인 테라노스의 창업자겸 CEO인 엘리자베스홈즈로 총자산 45억달러를 기록했다. 스탠포드 신입생 시절 싱가포르 유전자 연구소 인턴으로 일하던 중 아이디어를 얻어 테라노스를 차렸다. 3위는 총자산 22억달러를 기록한 타티아나 카시라기(31)로 2013년 모나코의 왕자 안드레아키시라기와 결혼하면서 로열패밀리에 합류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순자산 29억달러로 올해의 인물 톱5위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김 의장은 지난 2010년 무료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SNS 커뮤니케이션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개발했으며 현재 한국인의 75%가 이용하는 인기 '앱'으로 키웠다. 포브스는 김 의장은 카카오가 지난해 상장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상장사가 되면서 주식 부자가 됐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가장 젊은 억만장자인 메시지 어플 '스냅챗'의 창업자 에반스피겔도 올해의 인물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에반스피겔(25) 2013년 페이스북에서 30억달러의 인수제안을 거절한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선택은 현명했고 현재 스냅챗의 평가액은 190억달러에 이른다. 슈피겔은 스탠퍼드대학교 재학 당시 사교 모임 카파 시그마에서 동료 공동 창립자 머피와 만나 스냅챗을 만들었다. 그들은 각각 15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재력가가 됐다. 이어 2008년 임대숙박서비스 '에어앤드비'를 개발한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체스키가 8위를 차지했다. '에어비앤드비'는 2014년 4월에는 평가액이 10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현재 300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