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이통 3사가 택배 기사 등 ‘050 안심번호’ 생계형 이용자들의 통화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서비스 개선안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050’ 서비스는 가상번호를 활용해 실제 전화번호 노출을 차단하는 것으로, 연락처 노출을 꺼리는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택배 기사나 대리운전 기사 등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이통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하며 ‘무제한 음성통화’를 강조했음에도 050 서비스를 비롯한 부가통화분은 무제한에서 제외돼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지난 16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은 “택배 기사 등은 업무 특성상 부가통화를 많이 쓸 수밖에 없어 데이터 중심 요금제 혜택에서 소외돼 있다”며 현장 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적 사항을 파악하고 있으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이통 3사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 구간에서 유무선 망내외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한다. 하지만 050 안심번호 서비스와 1577·1588과 같은 전국대표번호 등의 ‘부가통화’는 기본 제공량이 정해져 있고 초과시 요금이 부과된다. 각각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
KT(030200)는 월정액 5만원 미만은 30분, 이상은 200분의 부가통화를 제공하며,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50분, 300분을 제공한다.
이에 부가통화를 음성 무제한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사업자들의 ‘꼼수’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지만 미래부와 이통사 측은 부가통화량 전체를 개선하기보다 050 서비스에 한해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다. 부가통화는 근본적인 접속료 체계가 달라 무제한으로 풀기 어렵다는 이유다.
류제명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기본적으로 부가통화는 정해진 요율을 적용하되 050 서비스는 생계형 이용자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다만 이 역시 선의의 피해자로 가장해 반사회적으로 악용할 우려가 있어 전면적인 개방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050 서비스는 개인식별이 안 되기 때문에 성매매 등 음성적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050 서비스 이용자들의 월 평균 사용량은 6분 가량이며 이중 다량 이용자 300명이 500분 이상을 쓴다. 이들 중 생계형 이용자를 가려내는 것이 관건이다.
류 과장은 “예컨대 부가통화 서비스 범주를 새로 만들어 생계형 이용자들에게 050 통화를 하루 150~200분 아주 저렴하게 제공한다면 사실상 무제한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선의의 피해자는 정부와 사업자가 적극 구제하겠지만 이를 악용할 경우는 엄정하게 걸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8일 KT는 국내 최초로 2만원대 요금으로 음성 통화를 무한 이용 가능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다. 사진/KT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