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회복세에 저금리까지 이어지면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강남 재건축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거래가 크게 줄고,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강남 재건축 대표주자인 개포동의 경우 주공 단지별로 한 달에 40~50건에 이르던 거래량이 이달 들어 10건 안팎으로 줄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이달 들어 메르스 여파 때문인지 거래량이 2~5월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며 "4~5월의 경우 단지별로 많게는 50건까지 거래됐었는데 6월에는 10건~15건 수준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강남권 재건축 거래량은 올초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지난 4월 38건이 신고된데 이어 5월 43건으로 늘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고작 1건이 신고 됐다. 인근 개포시영 아파트 역시 지난 4월 22건이 거래됐지만 5월 6건으로 크게 줄더니 이달에는 1건만 신고된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접수된 거래가 신고일 기준 60일 이내라는 점을 감안해도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확실해 보인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 오름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 61.5㎡의 경우 4월 10억3500만원에서 지난달 10억5000만원으로 한 달 새 1500만원 가량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같은 가격에 나온 물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채 대표는 "거래가 줄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오름폭은 멈춘 상황"이라며 "메르스 여파에 매매시장 비수기인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당분간 가격 약세가 이어지겠지만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반기 활황을 이어가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폭이 멈추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하반기에는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개포지구의 경우 대부분 단지에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개포주공 2단지는 올해 초 이주에 들어간 상황이며, 1단지는 지난달 말 사업승인 총회를 거쳐 구청에 심의를 올릴 예정이다. 또 3단지도 관리처분 총회 이후 인가 신청에 들어갔으며, 개포시영도 인가 신청을 준비중이다.
개포지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부분 단지에서 사업일정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는 만큼 잠시 가격 상승세나 거래량 증가가 멈췄다고 해서 그것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오른 가격에 잠시 매수를 망설이는 모습은 보이고 있지만 매수를 문의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역시 하반기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올해 초 강남 재건축 시장이 모처럼 호황을 맞으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올랐다"며 "계절적 비수기와 어수선한 사회분위기가 겹치며 지금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정부가 지속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여건이 좋아진 상황인 만큼 하반기에도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