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위기의 외국계 완성차 3社

GM대우·르노삼성·쌍용차, 모기업 위기·판매부진 겹쳐 '막막'

입력 : 2009-05-14 오후 3:49:00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국내 완성차 회사 5사 중 외국계 자본이 지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완성차 3사인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자동차가 위기에서 헤어날 줄을 모르고 있다.
 
특히 이들 3사는 부산, 평택, 부평 등 지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들이어서, 이들 회사의 위기가 회복기에 접어든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이들 3사의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GM대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7%, 르노삼성은 20.8%, 쌍용차는 30.9%가 줄었다. 생산량은 판매량 감소폭 보다 더 급감했다. GM대우가 57.5%, 르노삼성 46.4%, 쌍용차가 48.8%나 줄었다.
 
GM대우와 르노삼성의 경우 판매량 감소에 따른 유동성 부족에 더해 외국 모기업까지 휘청거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본사의 위기로 자회사 형태의 현지 법인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GM대우 관계자는 “지난 4월의 생산량 및 판매량 감소는 GM의 위기에 연동된 것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자동차 수요 위축의 영향이 더 컸다”며 “GM대우의 경우 수출과 국내판매 비중이 9대 1에 달할 만큼 수출 비중이 커 특히 타격이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모회사의 위기에 따른 영향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기업의 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특히 GM대우는 모기업인 GM문제뿐만 아니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GM이 지분인수, 판매망 양도, 선지원 등의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신속한 해결책 마련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 3사 중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평가받는 르노삼성조차 모기업 르노가 위기를 겪고 있어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르노자동차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결산을 보면 순이익이 지난 2007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줄었다.
 
지난 1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는 지난 8일 2646명의 유휴인력 중 희망퇴직 인원을 제외한 총 2400여명를 해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계획 신고서'를 노동부에 제출하면서 사측과 노조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이창근 쌍용차노조 기획부장은 파업 이틀째였던 지난 8일 <토마토TV>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회사가 어버이날 2400명을 정리해고 했다”며 “자식 노릇, 아비 노릇조차 허용하지 않는 파렴치한 경영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이런 심각한 노사 갈등이 조속히 해결되지 못한채 판매 부진의 골까지 깊어질 경우 최근 나온 '쌍용차는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발표가 뒤집혀 자멸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르노삼성과 GM대우의 위기는 그렇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르노의 글로벌 시장 전략으로 볼 때 부산공장은 중소형 SUV와 승용차를 생산할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고, GM대우도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중국시장을 공략할 중요한 소형차 생산기지라는 점에서 모회사들이 이들 회사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쌍용차에 대해서는 “답이 없어 보인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쌍용차는 양산업체치고는 라인업이 너무 적고 내수 점유율도 2% 초반밖에 되지 않아 정부가 나서 구제할 가능성은 현격히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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