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야당이 어쩌다 시골에서 소 키우고 땅 일구는 촌부한테 혁신을 자문하는 지경까지 왔을까 눈물이 났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처음으로 열린 지난 12일, 경북 의성에서 올라온 임미애 혁신위원의 첫 일성이다. 이날은 새정치연합 혁신위의 첫 공식 회의 날이었다. 임 위원의 이날 발언은 무엇보다 새정치연합에게 뼈아픈 지적으로 남아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임 위원의 이력은 꽤나 이채롭다. 그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거쳐 경북 의성에서 기초의원을 지내면서 운동권 출신 정치인으로 발돋움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내 정당 생활을 접고 소를 키우는 농부 생활에 들어섰다. 그런 그가 다시 정치권에 입성했다. 당 혁신위원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총선 전 당의 혁신을 이끌 인사로 뽑힌 것이다.
임 위원은 25일 통화에서 혁신위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국민들에게는) 정권교체의 열망이 있다. 그래도 그나마 정권교체가 가능한 정당이라고 하면 새정치연합인데 그동안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형편없고 그것에 대한 국민들의 절망감이 매우 컸다”며 “그래서 그것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혁신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 위원은 야당 혁신의 최우선 과제로 당의 기강 확립을 꼽았다. 최근 논란이 된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발언을 의식한 듯 보였다. 그는 “당의 규율이 없다. 그리고 당헌·당규가 있지만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동네에 있는 계모임도 회칙에 의거해서 움직이는데 국가를 운영하는 정당이 규율이 없다. 먼저 당의 기강을 바로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은 최근 논란이 됐던 특정 지역 의원들의 대규모 물갈이론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눈높이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후보자를 뽑는 방식으로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어느 특정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물갈이 대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의 주변 지인들은 그의 혁신위 참여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새정치연합 우상호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임 위원에 대해 “워낙 어려운 지역에서 정치를 해왔던 분이다. 소신을 갖고 일을 잘 할 사람”이라며 “이번 혁신위에서 잘 활동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서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제 중앙 정치 무대로 나가는 임 위원을 보는 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임 위원의 아들은 혁신위에 참여하게 된 엄마에게 이 같은 응원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중2(중학교 2학년)보다 무서운 사람이 아줌마인데 엄마는 아줌마잖아. 아줌마의 힘을 보여줘”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경북 의성에서 기초의원을 지낸 새정치민주연합 임미애 혁신위원은 25일 “먼저 당의 기강을 잡는 것이 우선”이라며 “(총선 공천 기준에 대해서도) 국민적인 눈높이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후보자를 뽑는 방식으로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