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내집? 쥐꼬리 월급에 전세도 '언감생심'

전셋값 2년새 5천만원 넘게 올라…경기 불확실성에 소득 상승은 '찔끔'

입력 : 2015-07-07 오후 3:52:13
상반기 서울 주택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주택시장에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층의 주택구입이 늘고 있지만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아 주택시장 회복세가 길게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권모(36세)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는 10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전셋값을 3000만원 올려달라는 것이었다. 권씨가 살고있는 주택은 56.1㎡ 규모의 점포겸용주택 3층으로 지난 2013년 1억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외벌이인 권씨의 연봉은 약 3300만원 정도인데 자녀 1명을 키우면서 아끼며 생활했지만 2년 동안 저축액은 2000만원이 채 안됐다. 주변 다른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2년전과 비교해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라 그마저도 쉽지 않아 권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민만 깊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수도권 주택 평균 전세가격은 2억1985만원으로 2년 전 1억7807만원보다 4178만원, 23.5%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 전셋값은 1억9422만원에서 2억4874만원으로 5452만원, 28.1%나 급등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지만 소득 상승률이 크지 않아 주택시장 회복세가 오래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가계의 평균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전셋값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전국 2인 가구 이상 월평균 소득은 올해 1분기 기준 451만7300원으로 2년 전인 2013년 1분기 419만2600원과 비교해 7.7%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를 웃돌고, 저금리의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주택 구입 여건은 크게 좋아지고 있지만 소득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30대 이하 젊은층의 주택 구입이 크게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경제상황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주택 수요층의 소득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에서 가격이 오르고 거래량이 느는 등 회복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처럼 소득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주택시장 회복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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