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신동아 신경외과 교수팀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 골반뼈를 제작해 교체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신 교수팀은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정형외과 골종양 전문의들과 함께 골반뼈에 악성 종양이 생겨 골육종을 앓았던 강모양(16세)의 수술에 대해 논의했다. 의료진들은 골반뼈의 왼쪽 절반만 제거하고, 최대한 신경을 살리기 위해 왼쪽 골반뼈의 1,2,3번 신경만 자르기로 결정했다.
신 교수팀은 강양에게 이식되는 맞춤형 골반뼈가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3D 프린팅 제작업체와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다. 앉았을 때 척추가 상체의 무게(성인기준 약 30~40kg)를 충분히 지탱해 주며, 수술하지 않는 오른쪽 골반뼈와 무게가 거의 비슷해 좌우의 균형이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플라스틱 모형을 먼저 제작해 모의 수술 과정을 거쳤다. 이후 세 번이나 다시 모형을 뽑아 강양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골반뼈를 만들었다.
수술시간과 수술 후 환자 회복도 빨랐다. 기존의 골반뼈 절제술이 8~9시간 걸린 것에 비해, 3D 프린팅을 활용한 수술은 6시간 정도 소요됐다.
강양은 수술 후 1주일 후부터 걷기 시작했다. 기존 수술법으로는 최소 한 달은 지나야 보행이 가능하다. 의료진은 향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악성종양이 발생했던 부위의 재발 및 다른 곳으로 전이됐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신동아 교수는 "정확한 디자인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니, 수술 후부터 골반뼈가 안정화돼 환자의 회복도 빨랐다"며 "종양이 있었던 골반뼈를 제거하고 3D 구조물이 완벽하게 채워짐으로서 기존에 척추가 가지고 있었던 안정성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한편, 골육종은 수술 치료를 하더라도 완전 절제가 안 되는 경우도 있으며, 골육종은 우리 몸의 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중 가장 발생빈도가 높다. 주로 10대 후반에 많이 생긴다. 증상으로는 통증, 관절운동 장애, 붓는 증상을 호소한다.
◇제거된 골반뼈 및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대체물.(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