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수 리솜리조트 회장 횡령사건 수사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비리 수사로 빠르게 번져가면서 검찰의 칼끝은 사실상 농협중앙회를 정조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30일 한국조형리듬종합건축사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무소 실소유주가 농협중앙회 설계와 감리 용역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다. 검찰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친인척이 사무소 고문을 맡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전날에는 리솜리조트 본사와 신 회장의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둘은 별개 사건이지만 농협중앙회가 공통분모다.
검찰은 농협중앙회가 리솜리조트에게 1000억대 특혜 대출을 해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10여년간 대출금이 총 1649억원이다. 대출이 본격화 된 2005년 리솜리조트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다. 검찰은 대출 경위나 규모로 볼 때 최원병 회장(69)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 회장이 잠정적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이번 사건의 종착역으로 이명박 정권이 다시 지목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지상고 2년 후배다. 경북지역 실력가로, 이 대통령은 물론 당시 실세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특혜 대출 대가로 최 회장을 통해 이명박 정부 실세들에게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곧 신 회장과 농협중앙회 관계자들을 소환해 자금 대출 경위와 최 회장의 개입여부, 횡령자금 등에 대한 용처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최원병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이 지난 2월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퇴임식’에 참석해 송별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