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리솜리조트 특혜대출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통일로에 있는 NH농협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사건은 신상수(58) 리솜리조트 회장 횡령사건으로 시작됐지만 거액의 대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농협은행과 최원병(69) 농협중앙회장을 겨냥해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날 수사관 수명을 보내 농협은행이 리솜리조트에 대출을 제공한 내역을 담은 회계장부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되기 전인 2005년부터 10년간 리솜리조트에 1649억원을 대출해줬다. 원금 회수율은 14%(235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정상적인 심사를 거쳐 대출이 결정됐고 담보권을 설정을 받은 담보물도 적정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2011년 7월 리솜리조트에 대한 280억원 추가 대출을 반대하고 특혜의혹을 내부에서 제기한 여신심사 담당직원이 해고됐다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농협은행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차후 리솜리조트의 재무상태나 사후 담보로 제공될 리조트 분양 상황 등 제반 정황에 비춰볼 때, 원고가 리솜리조트 추가대출 건이 부당대출에 해당할 가능성을 의심할 여지는 있었다"고 판시했다.
한편, 전날 검찰은 최 회장의 친인척이 고문을 맡고 있는 서울 가락동 한국조형리듬건축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건축사무소 실소유주가 농협중앙회가 발주한 각종 건설공사 용역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29일 서울 논현동 리솜리조트그룹 본사와 충남 태안군 소재의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리솜리조트와 농협은행에서 압수수색한 증거물들을 확보한 뒤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해 신 회장과 농협은행 실무자들을 이르면 다음 주부터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조형리듬건축사무소 횡령 등 비리 의혹과 관련해 건축사무소 관계자와 농협중앙회 실무진들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솜리조트 특혜대출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31일 오전 NH농협은행 본점을 찾아 임의 제출 형식으로 관련 서류를 제출 받았다. 사진은 31일 오후 농협중앙회 본점앞 깃발이 날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