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포커스)논란의 중심 '쇼미더머니'와 소지섭의 '힙합 정신'

입력 : 2015-08-11 오후 3:45:00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Mnet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쇼미더머니4'에 만장일치로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6월 26일부터 전파를 타고 있는 '쇼미더머니4'가 욕설과 비속어, 자극적인 랩 가사 등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낸 것에 대한 징계다.
 
◇힙합곡 '콜라병 베이비'를 발표한 배우 소지섭. (사진제공=51K)
 
하지만 '쇼미더머니4'는 중징계를 받은 이후에도 또 사고를 쳤다. 지난 7일 방송에서 출연자 블랙넛이 송민호를 상대로 한 디스 랩이 문제가 됐다. 블랙넛은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는 행동과 가사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힙합신을 대표하는 랩퍼 MC메타는 여성 랩퍼 최삼과 함께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쇼미더머니4'를 비판하는 내용의 랩을 공개했다. MC메타는 '쇼미더머니'의 시즌1과 2에 프로듀서 자격으로 출연했다.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직접 해당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MC메타의 랩에는 "할 말 하지 말란 게 힙합 아니지만 니 막말 할 때 잘 봐, 어린 애들이 뭘 배우나? 여자건 남자건 약자를 안기는 커녕 약하다고 막 덤비는 거? 그거 힙합 아냐 전혀!", "청년실업 높은 등록금만큼 늘지 않는 최저 임금 기업들은 마냥 웃지 비정규직만 선호하는 이유를 우린 묻지 할 말은 많은 데 돈 맛을 본 랩퍼"라는 가사가 담겨 있다.
 
최근 힙합신에서는 '힙합 정신'이 변질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힙합의 뿌리가 되는 저항과 시대 정신은 사라지고, 남을 헐뜯고 비하하는 형식적인 껍데기만 남은 것 같다"며 "자극적인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데 혈안이 된 '쇼미더머니4'가 여기에 앞장선 것이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쇼미더머니4'가 높은 인기를 얻으며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극적인 포맷과 방송 내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런 가운데 전문 랩퍼가 아닌 배우 소지섭이 '힙합 정신'을 보여주며 랩퍼로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끈다.
 
소지섭은 지난 10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 '콜라병 베이비'의 음원을 공개했다. 소지섭은 지난달 22일에도 '소간지'를 발매했다. 지난 2011년 랩퍼 활동을 시작한 소지섭은 매년 랩 앨범을 내고 있다.
 
소지섭이 처음 랩 앨범을 발표했을 당시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배우로서 이미 최고의 위치에 오른 소지섭이 굳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꾸준히 새 앨범을 발매하고 있는 소지섭은 음악 프로그램 출연, 쇼케이스와 음악감상회 개최 등 자신의 노래를 홍보하거나 노래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활동은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소지섭은 자신의 랩을 통해 "여기에 미안한데 난 랩 또 할래 신사 숙녀 여러분 빼고 시원하게 또 씹어봐라 헤이터 I know 나도 랩을 하는건 내 발등을 찍는 도끼 연기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나의 연결고리", "18년 동안 난 연기하며 살았어 18년 동안 난 가면을 쓴 채 살았어 18년 동안 현실과 허구가 헷갈려 거울을 보며 묻곤 하지 너 누구야 너" 등 평소 배우로서 하지 못했던 마음 속 이야기를 풀어냈다.
 
소지섭의 랩 실력이 '쇼미더머니4'에 출연 중인 수준급의 랩퍼들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돈벌이와 상관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소지섭이 오히려 진짜 '힙합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쇼미더머니4'에 출연 중인 쟁쟁한 랩퍼들이 '초짜 랩퍼' 소지섭에게 한 수 배워야 할 판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욱 기자
정해욱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