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북한 목함지뢰 도발’ 현안보고…“정신 나간 것 아닌가”

유승민 “8일에서야 열린 청와대 NSC, 뭐하는 사람들인가”

입력 : 2015-08-12 오후 3:52:07
국회 국방위원회가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관련, 한민구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군의 안이한 경계태세, 미흡한 늦장 대응 등을 질타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은 “군 지휘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사전인지했지만 예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응한 것이 아니라 말로만 ‘유념하라’고 했다”며 “이번 사건은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을 못 막은 것으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사고 발생 다음날인 5일 박근혜 대통령의 경원선 연결 남측구간 기공식 참석, 이희호 여사의 방북, 통일부의 대북 고위급 회담 제안 등이 있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4일 국방부가 북한 소행을 의심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는데 다음날 통일부는 회담을 제안한 건가. 서로 전화 한통도 안하나. 북한의 지뢰도발로 우리군 하사들이 중상을 입었는데 통일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남북회담을 제안하고...이거 정신나간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뭐하는 사람들인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았으면 유관부처들과 이번 사건의 의미와 조치를 교감해야 하는 것 아닌가”며 “NSC는 8일에야 열렸다. 보복할 시점도 다 놓쳤다”고 꼬집었다.
 
또 “군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다고 발표했는데, 확성기 방송 재개가 혹독한 대가의 전부냐. 그게 혹독한 대가라고 생각할 국민이 있겠느냐”며 추가 응징을 촉구했다.
 
의원들의 비판에 한 장관은 “전술적 차원에서 아쉬운 점이 두어 가지 있지만 전체적으로 경계 실패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상황을 수습하고 차후 상황에 대비하는 게 우선이고 (책임문제는) 추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혹독한 대가’에 대해선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우선 실시했고, 추가 조치도 생각하고 있다”며 “시기와 방법, 내용 등을 밝히는 것은 어렵지만 군을 믿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대회의장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의원 질의에 대답하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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