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높아지자 곳곳에 또 깡통 아파트

전국 전세가율 72% 넘어…차액 500만원에 매매도

입력 : 2015-08-24 오후 4:11:10
아파트값과 전셋값 차이가 크게 줄어들면서 곳곳에서 깡통 아파트 위험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를 안을 경우 낮은 차액으로 쉽게 집을 구매할 수 있지만 작은 집값 변동에도 큰 손실을 볼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와 세입자 모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2.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70%를 넘은 이후 빠르게 높아지면서 지난달 72%를 넘어섰다. 서울 역시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70%선을 넘겼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매수하는 수요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은 물론, 전세를 끼면 적은 금액으로 구입이 가능해지면서 투자 수요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매매가격과 전세사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주택가격 하락시 전세입자와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자들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서울 금천구나 도봉구 등 일부 아파트는 2000만원 정도면 전세를 안고 아파트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계약이 체결된 금천구 독산동 금천현대 전용면적 84.83㎡의 매매가격은 3억900만원으로, 전세가격인 2억9000만원과 19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도봉구 도봉동 한신 84.94㎡는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 매매가격이 2억7700만원, 전세가격은 2억5500으로 2200만원이면 전세를 안고 아파트 매입이 가능하다.
 
실제 구입 비용이 500만원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중랑구 신내동 석탑 59.82㎡의 경우 아파트값이 2억3500만원이지만 전셋값은 2억3000만원 수준이다.
 
중랑구 신내동 S공인 관계자는 "중랑구의 경우 상봉역 주변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서울 평균보다 낮았지만 지난해부터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특히, 매매보다 전세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크지 않아 매수를 문의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셋값 급등에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실수요 뿐 아니라 전세를 안고 집을 구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도봉구 도봉동 C부동산 대표는 "전셋값과 함께 소폭이지만 집값도 최근 꾸준히 오르면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하겠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 급매물의 경우 전세를 내놓는 것을 감안하면 실투자금 1000만원~3000만원 사이면 구입이 가능한 물건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투자 여건은 좋아졌지만 이른바 깡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다. 소액으로 투자에 나섰다가 집값이 폭락할 경우 세입자와 집주인이 동시에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단지들은 경매로 넘어갈 경우 낙찰가율이 높게 나와도 전세입자들은 깡통주택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며 "이같은 주택 매입은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것으로, 주택가격 하락시 실비용 부담까지 생각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어 "이미 소형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오를대로 오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적어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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