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2분기에만 32.2조 폭증…1130조 돌파

분기 기준 최대폭 증가세…저금리에 부동산규제 완화 여파

입력 : 2015-08-25 오후 2:41:04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113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 2분기에만 32조2000억원이 급증해 분기 기준으로도 최대폭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에만 3월과 6월 기준금리가 두 차례나 인하되면서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올 2분기에만 가계빚이 32조3000억원이나 급증해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130조원을 넘어섰다. 사진/뉴스1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말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1130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2조2000억원나 증가했다. 1년 전보다는 94조6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다. 가계신용은 2013년 1분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축소됐지만 2분기부터 다시 증가해 지난 2분기에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대출은 전분기보다 32조2000억원 늘어났다. 2002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4번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키웠다. 전셋값 고공행진과 전세의 월세 전환이 주택 매입 수요를 부추겨 가계부채를 늘리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도 저금리와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으로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났다"며 "3분기에도 부동산 거래량 등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 신용대출도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액이 2분기에만 5조원 증가해 전분기보다 2배가 넘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거시경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현재 가계부채 증가세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며 "가계빚 증가에 따른 원리금 부담이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금융 불안정성이 중장기 측면에서 커질까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낮게 유지되도록 하고, 가계부채 총량 증가속도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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