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진출한 우리기업을 위해 마련된 남북경협보험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남북경협보험은 북한에 진출한 남측 기업이 정치적인 변수 등으로 손실을 볼 경우 피해금액을 보상하는 제도를 말한다.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이 1개월 이상 정지되는 경우 가입업체는 경협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며, 공단이 재가동하려면 보험금을 반납해야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장없는 남북경협보험,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에서 "차에 비유하면 현재의 경협보험은 폐차할 지경에 이르러 자진반납 할 때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상황이 되더라도 책임져주지 않는 제도"라고 밝혔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남북경협보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최한영 기자
2011년 5·24조치나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사태 당시 보험에 가입한 기업에게 보험금이 지급됐지만 일부 경우 보험금 수령을 파악한 은행들이 해당금액을 기존 대출금 상환용으로 회수갔다는 설명이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제도분과위원장은 "개성공단 정상화 후 보험금 반납을 요구받자 대부분 업체들은 반납을 완료했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미반납상태로 남아있다"며 "이 경우 부과되는 연체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납의무 없이 순수하게 기업들의 피해보상금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11억원 수준으로 현재까지 납부된 보험료(99억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신동호 상명대학교 교수는 "직전 년도와 사고 후 자산평가액을 비교해 감소분을 손실액으로 간주, 기업피해에 대한 실질 보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기업당 70억원인 보장한도를 100억원으로 증액하거나 북측의 일방적인 규정·제도 시행으로 실질적으로 기업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간접수용 규정을 추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기혁 통일부 기획재정담당관은 "제도의 미비점과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으며 재정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