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자동차 운전 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이용되는 서스펜션 구조가 가전업계에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요인은 디자인, 연비, 브랜드, 가격, 주행성능 등 여러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를 주행함에 있어 느끼는 승차감이다. 승차감은 운전 중 피로도와 연결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에서 설계 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문이기도 하다. 승차감은 서스펜션이라고 불리는 노면 충격 감소 장치가 결정한다. 스프링, 쇼크업소버, 스태빌라이저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차체와 차축 사이를 연결하고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이나 진동을 흡수해 승차감을 좋게 한다. 또 차체와 기관 등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LG전자(066570)는 지난 7월 출시한 '트롬 트윈워시'에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했다. 트윈워시는 상단에 드럼 세탁기가, 하단에는 탈부착이 가능한 통돌이 세탁기가 결합한 제품이다. 일반 세탁물은 상단에, 아기 옷·속옷 등 별도 세탁이 필요한 의류는 하단을 이용하면 된다. 이 같은 형태는 세계 최초다.
LG전자의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 사진/ LG전자
LG전자는 일찌감치 분리 세탁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고 연구개발에 들어갔지만 실제 제품이 나오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바로 진동과 소음이다.
통돌이 세탁기는 구조적으로 탈수 등 고속 회전시 흔들림이 많다. 드럼세탁기 아래 작은 공간에 통돌이 세탁기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세탁통의 진동을 줄이는 게 관건이었다.
LG전자는 고민 끝에 자동차 바퀴에 적용되는 서스펜션 기술에서 해법을 찾았다. 차에 들어가는 저전달 서스펜션 구조를 적용, 세탁량에 따라 능동적으로 소음을 잡아주는 저진동 제어방식을 트윈워시에 적용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최근 공개한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센텀'에도 이 기술을 채택해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했다. 센텀의 소음은 67dB로, 유럽에 출시된 12kg 용량 드럼세탁기 중 최저 수준이다. 세탁통과 직접 연결된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에 부담을 덜어줘 모터의 수명을 늘리는 효과를 얻는 한편 모터의 힘을 손실 이 세탁동으로 전달함으로써 에너지효율도 높였다. 유럽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인 A+++보다도 에너지 사용량을 약 60% 줄였다.
지난 4월 동부대우전자가 출시한 '공기방울(에어버블) 4D 세탁기'에서도 서스펜션 기술을 찾아볼 수 있다. 진동 흡수 4중 서스펜션을 적용함으로써 소음 걱정없이 늦은 밤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005930)의 로봇청소기 '파워봇'도 서스펜션 기술을 도입해 청소기의 한계를 극복했다. 자동차 서스펜션처럼 굴곡에 따라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대형 바퀴를 채용해 평평하지 않은 바닥과 문턱 등 장애물도 쉽게 넘어가 공간 제약 없이 청소가 가능하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