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기소된 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 3곳이 수억원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게 각각 1억5000만원, 1억원, 7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유 3사의 공동행위에 대한 합의, 실행행위 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4개 정유사가 2004년 4월1일~6월10일까지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석유제품 가격 인상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526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경유 가격 인상 담합 혐의로 SK에 1억5000만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에 대해 각각 1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으로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휘발유와 등유 부분은 무혐의 처분했고, S-Oil의 경우엔 담합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SK 등 정유사 3곳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공동 담합 행위 기간 중에 수일간 가격할인 폭에 차이가 있는 등 합의에 대한 이탈현상이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담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석유시장 같은 과점시장에서는 가격 담합에 참여하면서도 이윤을 극대화를 위한 담합 이탈 시도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원래 상태로 바로 복귀가 이뤄졌다면 이 같은 일시적 합의 이탈로 담합이 깨졌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정유 3사의 경유값 담합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사진 /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