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블랙박스'로 유명한 미동전자통신의 최대주주가 최근 중국계 펀드인 상해 유펑 인베스트먼트로 바뀌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6년여간 미동전자통신을 설립하고 이끌어온 김범수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명함을 바꿔달았다.
국내 블랙박스 시장이 침체되면서 미동전자통신은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계 펀드 제안을 받아들였다.
미동전자통신 김범수 대표. 사진/미동전자통신
김범수 미동전자통신 대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내 시장에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해외로 나가는 방법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2년여간은 대표 자리를 유지하면서 이전과 다름없이 회사를 경영해나갈 것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지난 1일 미동전자통신 최대주주인 김범수 대표 외 특수관계인 5인은 상해 유펑 인베스트먼트외 2인과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주식수는 357만1429주로 금액은 250억원이다. 상해 유펑 인베스트먼트 측은 1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김 대표가 상해 유펑 인베스트먼트의 연락을 받은 것은 지난달 28일. 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졌다. 3일간 고민 끝에 중국계 펀드가 가진 유통망을 이용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김 대표는 "블랙박스 시장에 대한 꿈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시장 상황이 나빠질 줄 몰랐다"며 "코스닥 상장업체 두세군데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가격이 무너졌고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펀드의 최대주주인 신세기그룹의 중국내 유통망을 이용하면 중국 진출이 용이할 것"이라 기대했다. 김 대표는 "펀드 측에서 2년이상 회사를 맡아줄 것으로 요구해 예전처럼 회사를 경영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해외기술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블랙박스가 첨단기술을 요하는 제품이 아닌데다, 신세기 그룹측이 IT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 유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미동전자통신은 '유라이브(Urive)'브랜드로 차량용 블랙박스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인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을 탑재한 블랙박스 등을 출시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