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사진/뉴시스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을 재소환한 가운데 이른바 '영포라인'이 다시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다.
'영포라인'은 과거 MB정부 시절 포항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MB정부 실세 모임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 최시중(79)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박영준(56)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이 핵심 구성원으로 알려졌다.
'영포라인'은 2012년 파이시티 비리 사건으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이 구속기소 된 이후에는 각종 권력형 비리에서 거론 됐지만 본격적인 수사선상에 오른 적은 없었다.
그런 '영포라인'이 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검찰이 이 전 의원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하는 동시에 이에 앞서 이구택(69) 전 포스코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포스코 회장직을 두고 정 전 회장과 윤석만(68) 전 포스코건설 회장이 경쟁할 당시 포스코 회장이었다. 당시 포스코 안팎에서는 이 전 회장의 후임으로 포스코 출신인 윤 전 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했다. 정 전 회장은 포스코건설 출신으로 비주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정 전 회장이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이 전 회장도 임기 만료 보다 1년 빨리 회장직을 떠났다.
이 과정에 박 전 차관과 이 전 의원의 재가가 있었다는 소문이 포스코와 업계는 물론 정계에서도 파다했다. 물론 박 전 차관은 파이시티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을 당시 정 전 회장 취임과 자신의 연관성을 적극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이 전 의원과 이 전 회장, 정 전 회장 등은 2009년 당시 포스코 회장 선임을 두고 집중적으로 등장했던 인물이다.
때문에 정 전 회장의 취임을 이 전 의원이 돕고 그 대가로 정 전 회장이 이 전 의원의 오랜 측근인 박모씨가 실제 대주주로 있는 티엠테크에 공사를 몰아줬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검찰은 박 전 차관에 대한 소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도 정 전 회장을 상대로 성진지오텍 고가매입과 동양종합건설 특혜 제공 등 기존 혐의에 대한 수사와 함께 정 전 회장과 포스코계열사인 포스코켐텍, 티엠테크, 이 전 의원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마친 뒤 3차 소환 여부와 함께 이 전 의원에 대한 구체적인 소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기철 정해훈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