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4인조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는 묘한 위치에 있는 팀이죠. 아이돌 그룹인 동시에 밴드이기도 한데요.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한 씨엔블루.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지난 2010년에 데뷔할 당시만 해도 씨엔블루는 아이돌 그룹 쪽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밴드로서의 경쟁력을 갖춰왔는데요. 14일 발표된 새 앨범은 씨엔블루가 록밴드로서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앨범입니다. 총 11곡이 실린 씨엔블루의 정규 2집인데요. 지난해 2월 '캔트 스톱'(Can’t Stop)을 발표한 이후 씨엔블루가 1년 7개월 만에 내놓은 새 앨범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포함돼 있는데요. 모두 멤버들의 자작곡입니다.
타이틀곡은 '신데렐라'입니다. 고전 동화 '신데렐라'를 모티프로 해서 떠나버린 여자를 남자의 시선으로 해석한 노래인데요. 팝록 장르에 일렉트로닉 요소가 가미됐다는 점이 눈에 띄네요. 디스코풍의 사운드에 신스(Synth)음이 더해져 트렌디한 음악이 탄생했는데요. 정용화가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습니다. 발매 이후 각종 음원 차트에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번 트랙의 '숨바꼭질' 역시 정용화의 자작곡인데요. 브라스 연주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팀의 메인보컬인 정용화는 세련된 느낌의 보컬로 곡을 이끌어나갑니다. 떠나간 그녀를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남자의 애절한 마음이 이 곡에 담겼습니다.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는 레게와 신스 리드(synth lead) 사운드가 어우러진 흥겨운 곡인데요. 감정이 들쑥날쑥 변하는 여자친구를 둔 남자의 기분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해 재치있게 표현해냈습니다. 씨엔블루는 서로 다른 색깔의 노래인 '신데렐라', '숨바꼭질', '롤러코스터'를 통해 록에 일렉트로닉을 접목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6년차 밴드로서의 음악성을 뽐내는데요. 꾸준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록밴드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4번 트랙의 '도미노'는 걸그룹 마마무의 휘인이 피처링에 참여한 노래입니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사운드와 정용화, 휘인의 목소리가 멋진 조화를 이뤄냈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정용화 외에 다른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노래들도 실렸는데요.
이종현이 작사, 작곡한 '히어로'(Hero)는 어린 시절 슈퍼 히어로보다 더 멋있게만 보였던 아버지를 어른이 된 지금 다시 떠올리며 만든 곡입니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을 통해 따뜻한 감성을 표현해낸 노래인데요. "그는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또 사랑받는 법도 가르쳐주고 우 그렇게 날 꼭 안아 주었지. 시간이 흘러 이젠 내가 그대를 안고 이유 없는 눈물이 흘러. 그대가 내겐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그들보다 더 멋진 hero hero 그대가 바로 my hero"라는 가사가 실렸습니다.
그리고 이종현의 또 다른 자작곡 '드렁큰 나이트'(Drunken Night)는 통통 튀는 전자음이 돋보이는 신스팝 곡인데요. "이 밤만이 날 달래주고 날 감싸 안는 이 공허함에 또다시 시작되는 party"라는 가사를 통해 자유로운 느낌을 담아냈습니다.
이정신은 '컨트롤'의 작사에 참여했습니다. 이 노래는 씨엔블루의 일본 여덟 번째 싱글 '고 유어 웨이'(Go Your Way)에 실린 동명의 곡을 한국어 버전으로 개사한 곡인데요. 이정신이 씨엔블루의 노래에 작사가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정신이 쓴 가사에는 답답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11개의 트랙을 그저 채운 것이 아니라 한 곡, 한 곡에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주는 앨범입니다. 씨엔블루가 정규앨범을 낸 것은 지난 2011년 정규 1집을 발표한 뒤 4년 만인데요. 4년 동안 뮤지션으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이제 '아이돌 밴드'라는 타이틀에서 '아이돌'은 빼도 될 것 같네요. 타이틀곡 '신데렐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는 씨엔블루는 오는 10월 24~25일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 씨엔블루 정규 2집 '2gether'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한층 뚜렷해진 정체성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