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 중 가장 하고 싶은 것 10개를 꼽으라면 아마‘교환학생 가기’도 들어있지 않을까 싶다. 정해진 기간 동안 교환대학에서 학업과 문화 체험을 하며 국제적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학점관리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대학교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에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 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교환학교의 나라와 그 주변을 여행할 수 있는 기회도 덤으로 따라온다. 방학 내내 어학점수 따기에 몰두하며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런 그들의 생각과 나름의 목적, 이유를 알고자 주변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번 2학기에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14학번 김경현입니다.
얼마 동안 있다 올 예정입니까?
제가 가는 학교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6개월 마다 있어서 그 기간 동안만 프로그램을 완수하고 올 예정이에요. 내년 2월에 돌아오는 걸로 되어있죠.
언제부터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나요?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대학생활을 하면서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언제 갈지는 구체적으로 정해 두진 않았었는데, 이번에 제 오랜 꿈을 실현하게 된 것 같아서 기뻐요.
맞아요, 제 주변에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경현 씨는 특별히 가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던 건가요?
생각을 해보니 나중 되면 취업 준비하랴, 직장 다니랴, 온전히 나를 위해서 투자할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더라고요. 마음대로 여행을 간다거나, 진정으로 배우고 싶은 공부를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것 같아요.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다보니,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내가 하고 싶은 여행도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겠나!” 싶어서 조급한 마음에 교환학생을 신청하게 됐어요.
네덜란드 흐로닝언의 한저(Hanze) 대학교에 가기로 한 걸로 알고 있는데, 굳이 그 학교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고를 수 있는 학교의 선택지는 굉장히 많았어요. 목록들을 쭉 살펴보던 중, 흔히 학생들이 많이 가고 싶어 하는 미국에 있는 대학교들은 ‘어학연수’를 하러 간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영어를 배우러가는 게 주목적인거죠. 하지만 제가 교환학생을 가는 주목적은 외국 대학교에서 학습을 하면서 그들의 교육방식도 체험 해 보고, 한국대학의 이론적인 교육에서 탈피하여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거든요. 마침 제가 원하는 광고홍보학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네덜란드에 있었어요.
또한, 한국학교에서 주로 배우는 수업은 ‘이론적’인 내용 위주인데, 외국 대학교들은 학내 프로그램 자체가 실무적인 수업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어요. 제가 가는 학교의 경우에는 공연 기획을 한다던가, 무대세팅을 준비 해보는 것과 같은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보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수업이 많아서 기대가 돼요.
교환학생을 간다고 하면 주변인들이 “우와 너 여행 가서 좋겠다!”라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 이러한 반응은 학업에 대한 관심보다는 빡빡한 한국 대학생으로서의 삶에서 잠시 도피하여 여유를 만끽하고 올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가 교환학생을 가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의 첫 반응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점점 할수록 학업에 대한 열정과 설렘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전공분야를 더욱 살려줄 대학교의 선택과정 설명서부터 시작하여, 교환 학교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꿰뚫고 있는 그의 모습이 역력히 드러내주고 있었다. 부푼 꿈을 안고 타지로 떠나는 그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했다.
아무래도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타지에서의 생활일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낼 생각이에요?
사실 이번에 외국 나가면서 혼자 살아본다는 점이 가장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였는데, 막상 출국 날짜가 다가오니까 조금 무섭기도 해요. 항상 부모님께서 다 챙겨주시고 돌봐주셨는데, 이제는 아무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해야 한다는 게 걱정되죠. 그것도 말도 안 통하는 외국에서 말이에요. 그렇지만 금방 적응 할 거라 생각해요.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나면서, 자취에 대한 로망을 마음껏 실현하고 올 거거든요.
여담이지만 혼자 생활하면서 식단을 바꿔 볼 생각이에요. 한국에서는 육식 위주의 식사 밖에 하지 않았는데, 유럽은 물가가 워낙 비싸서 고기를 자주 못 먹는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이참에 야채나 과일 위주의 식단으로 바꿀 생각이에요. 살도 많이 빠지겠죠?(웃음)
그렇군요. 경현 씨는 워낙 친화력이랑 생활력이 강해서 문제없을 거라 믿어요. 그렇다면 학업계획도 열심히 준비 했을 것 같은데요?
네, 학업계획을 짜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학교를 주 5일씩 꼬박꼬박 다녀야 하고, 하루에 한 수업밖에 안 듣는다는 점이었어요. 나머지 시간은 모두 야외 활동이라는 소리죠. 아까도 말했듯이 실무적인 학습을 많이 강조하는 터라, 영화나 공연을 보러갈 수도 있고, 직접 광고를 제작해 볼 수 있는 수업들이 많다고 해요. 과목명만 봐도 ‘creative thinking skills’, ‘organizing plays of the medieval age’ 이렇거든요.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죠.
남자친구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교환학생을 간다니까 뭐라고 하던가요?
처음에는 제가 하는 일을 존중해준다면서 많은 지지를 보내줬어요. 근데 이제 출국 날짜가 다가오니까 가지 말라고 하네요.(웃음) 기다려주겠죠 뭐. 제가 돌아오면 얘도 곧 입대를 할 텐데, 서로 일종의 계약 같은 걸 맺었어요. 잘 이겨낼 겁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외치면서 인터뷰 마칠게요.
가서 기죽지 않고, 열심히 배우고 돌아오겠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뜻 깊은 경험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사진/바람아시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오겠다는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어떠한 일을 성취하는 데에 내적인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일을 시작하고 이뤄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즐거울 것이다. 교환학생을 떠나는 그의 모습도 그러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그는 지난 학기 내내 ‘교환학생 선발’이라는 꿈을 성취하기 위해 달려왔다.
우리나라 대학교에 교환학생을 온 외국인 학생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문득, 교환학생들이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끔 안내 책자를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그의 말이 생각났다. 여러 문화를 체험하면서 다양성을 존중 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안내책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