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다음달 1일 차기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LG전자 실적의 3대 축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의 하반기 실적을 책임질 기대작이다. 최고 스펙을 무장한 슈퍼 스마트폰으로 상반기 부진을 씻는다는 각오다.
15일
LG전자(066570)는 10월1일 서울과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 공개행사가 진행된다며 관련 초대장을 발송했다. 초대장에는 영화촬영 때 사용하는 슬레이트 위에 'SAVE THE DATE'를 테마로 연출은 LG가, 감독은 당신이 한다는 글이 적혀있다. 배경에는 영사기와 조명들이 자리한다. 이는 제품이 영상을 시청하고 실제로 촬영하기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갖추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디스플레이와 카메라에 주목한다. QHD급 5.7인치 화면 디스플레이, 전면 듀얼 카메라 탑재 등 그간 강조해온 화질과 사진, 동영상 촬영기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10월1일 서울과 미국 뉴욕에서 차기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차기 스마트폰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LG전자는 4월 G3 흥행을 이어갈 G4를 출시했다. 자신감에 출시일을 조율하며
삼성전자(005930)와 전면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시장은 외면했다. G4 부진으로 2분기 MC사업본부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6484억원, 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였다. 사실상 팔아서 남긴 게 없다는 얘기다.
시장점유율을 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13년까지 3위를 유지했던 LG전자는 해를 거듭하면서 순위하락을 보였다. 2013년 LG전자는 점유율 5.3%로 3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애플·LG전자로 이어지는 3각 편대를 구축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에 1년만에 3위자리를 레노버에 내줬다. G3 흥행몰이를 통해 3위 재도약을 준비했지만, G4의 실패로 LG전자는 글로벌 순위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21.3%), 애플(14.1%), 화웨이(9.0%), 샤오미(5.9%), 레노버(4.8%)에 이어 LG전자는 4.2%를 기록해 6위에 머물렀다.
혼신의 힘을 기울인 차기 스마트폰이 구원투수가 되지 못할 경우 글로벌 시장 구도뿐 아니라 내부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생활가전·TV·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진 LG전자 캐시카우의 3각 편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는 VC(자동차 부품)사업이 적자폭을 줄이고 매출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대에 불과하다. 여전히 스마트폰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이 중저가를 중심으로 중국업체들이 성장했고, 스마트폰 시장도 포화돼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며 "아직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이 주축을 차지하고 있어 차기 스마트폰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