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조선업종에서 분식회계와 빅배스(Big Bass) 회계처리와 관련한 논란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회계기준 개선에 나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기준원 관계자로 구성된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강화 TF’가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 공정시장과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있고, 오는 22일 토론회에서도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며 “빠르면 다음달 초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지난 2013년 조사가 시작된 대우건설 분식회계 사건이 여전히 당국의 제재가 확정되지 않을 정도로 논란이 되고 있고, 올해 7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 가량의 손실을 한꺼번에 회계에 반영하는 빅배스로 시장에 혼란을 초래되는 등 회계처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조선업종 회계기준의 특수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국내에 도입됐을 때 이들 업종은 산업 특성상 공사가 수년간 진행되기 때문에 수익인식 시점에 대한 예외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수주산업에서는 전체 계약원가에서 공사 진행률 만큼을 수익으로 반영하는데, 계약원가나 진행률을 바꾸는 식으로 편법회계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사 과정에서 환율이나 금리 변동으로 원가가 변하거나 공사기간이 지연되고 설계가 변경되는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분식회계 여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논란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현재 불법 회계처리에 대한 과징금 상한선인 20억원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상한선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을 감안하면 과징금 상한선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