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전분기에 이어 또 한 차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호실적을 예고,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어닝 랠리 재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주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지난3월 1000선 안팎에서 40%가량 수직 상승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6일 개장 직전 2분기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1조~33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예상치인 영업이익 1조9000억원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이를 재료삼아 전주말보다 3만3000원(5.49%) 오른 6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전 연고점인 지난 4월23일 종가 62만7000원를 넘어선 것으로, 주가는 1여년만에 63만원선을 탈환했다.
삼성전자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시선은 의외로 싸늘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이날 실적전망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경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지금껏 단 한 번도 실적 발표에 앞서 전망치를 미리 공개한 적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같은 의혹의 시선에 대해 "실적발표 전에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에 대해 시장의 변동폭이 너무 커 혼선을 방지하고자 실적전망치를 미리 내놓게 됐다"고 해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이날 전망치 발표를 주식을 더 사야할 시그널로 단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명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 전망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나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못하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때이른 발표로 어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만 높였다는 것.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주식시장이 오는 4분기를 바닥으로 기업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 장기간 횡보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나 삼성전자 실적 전망이 기대이상으로 나와 시장 기대치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요인"이라고 말했다. 어닝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진 만큼 이후 실적발표가 예상에 못미칠 경우 어닝에 대한 부담감이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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