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대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후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대표이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가운데 KDB대우증권 인수 결과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00원 오른 3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달 9일 종가 3만9000원과 비교하면 20.9%나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다음날 주가는 3만2150원으로 떨어졌고, 14일에는 장중 3만50원까지 급락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3만원대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인해 주식가치가 희석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단기적인 주가하락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주가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변재상, 조웅기 각자대표가 나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변 대표는 14일 주당 3만997원에 자사주 6162주(1억9100억원 규모)를, 조 대표는 주당 3만481억원에 5500주(1억6700만원 규모)를 매입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변 대표는 총 2만2310주(지분율 0.05%), 조 대표는 1만9155주(0.04%)를 보유하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두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유상증자 결정 이후 제기되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취지”라며 “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 후에도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현재 주가 수준은 올해 4월16일 최고점이었던 6만6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KDB대우증권 인수 여부가 앞으로의 미래에셋증권 주가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을 적정 가격에 인수를 할 수 있다면 자본 7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로서 시장의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만약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하거나 과도한 가격으로 인수하게 된다면 주가의 방향은 모호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대우증권의 인수 성사와 대형 IB의 장점을 활용한 수익 차별화 여부가 향후 주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