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강제 낙태를 당한 한센인들에게 국가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한센인들에게 자행된 '강제 낙태·단종' 관련 1심 소송에서 모든 담당 법원은 국가의 불법성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성수)는 강제 낙태를 당한 김모씨 등 한센인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원고들게 1인당 4000만원씩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과거 한센인 정착촌으로 불린 소록도에서 '강제 낙태·단종'을 강요당한 한센인들은 국가를 상대로 총 5개의 개별 소송을 냈다.
앞서 각각의 1심 재판부 모두는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원고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의 1심 판결에 대해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이날 선고된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센인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조영선 변호사는 "정부는 피해자들의 나이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1심 판결에 불복해 무조건 항소할 것이 아니라 일괄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한센인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현재 광주고법 항소부 또한 국가의 항소를 기각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서울중앙지법도 지난 2월과 5월, 7월에 같은 취지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바 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