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 금융업계의 '절대 강자' 골드만삭스가 '깜짝 분기실적'을 내놓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골드만삭스의 지난 2분기 순익은 34억 4000만달러(주당 4.93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주당 3.54달러)을 웃돌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나 늘어난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 100억 달러도 모두 갚은 상태다.
골드만삭스의 호실적과 관련해 S&P 애널리스트인 매트 알브레히트는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뒤 신용 경색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다른 경쟁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된 덕도 봤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이 계속 이어질 지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이들은 2분기 기록적인 순익이 일회성에 그칠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골드만삭스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총수입은 137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중 73%를 채권과 주식 거래로 벌어들였다. 특히 68억달러를 벌어들인 채권과 외환 분야가 가장 수입이 많은 부문으로 기록됐다.
골드만삭스가 상장 이후 최대 수익을 냈던 2007년 1분기에도 트레이딩 수입 비중은 60%였고 작년 같은 기간에는 51%에 불과했다. 갑자기 늘어난 채권 트레이딩 수입 비중. 결국 골드만삭스의 성공은 경쟁업체가 허약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금융시장이 개선되고 다른 은행들이 더 많이 대출을 하게 되면 골드만삭스는 다시 경쟁적인 상황에 노출되고, 이에 따라 채권 수입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칼리온 증권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마요는 "올해 골드만삭스의 실적은 상반기에 다 나왔다"며 "앞으로는 주가 약세와 주식 인수 감소로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경기가 반등하면 상관없겠지만 약세를 지속해 주식 거래가 감소한다면 골드만삭스 실적도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글러스 레인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사랫 세티는 일단 골드만삭스 실적을 보면 자본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세티는 골드만삭스의 긍정적 실적과 함께 같은 날 발표된 소매판매 실적이 양호했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투자자들이 특정한 상품, 이를테면 기본 식료품, 생활과학용품, 또는 기술상품에 초점을 맞춘다면 수익을 얻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티는 변동성은 여전하지만 적어도 이들 상품관련 주식은 향후 2~3년간 돈을 벌어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현재 금융시스템이 정부 개입 하에서만 작동하고 있다며 여전히 베어마켓랠리라고 지적했다. 주식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단기 매매전략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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