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컴퓨터 제조업체 델이 저장장치 제조업체 EMC를 530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IT기업 역사상 최대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된다.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델은 주당 33달러에 EMC를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이르면 12일(현지시간) 중으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당 33달러의 인수금액 중 25~27달러는 현금으로 제공하고 나머지는 EMC 소프트웨어 자회사 VM웨어와 연계된 신주를 제공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전체 규모는 53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3위 컴퓨터 제조업체 델이 메모리 제조업체 EMC를 530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는 이르면 12일 중으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EMC는 추가인수 의향자 모집(Go-Shop) 조항에 따라 향후 60일동안 델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협상자를 찾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일반적인 M&A 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 조항으로 엘리엇 등 주주들에게 델에 인수되는 것이 최선임을 설득하기 위한 절차"라고 분석했다.
벌처펀드로 악명높은 엘리엇은 지난해 EMC의 5대 주주로 올라섰는데 고숍 조항 시행 기간에 델 이외의 다른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엘리엇과의 분쟁 소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EMC를 인수할만한 후보로는 IBM이나 시스코, 휴렛팩커드(HP) 등이 있으나 실제 매입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이번 합병건이 성사될 경우 델은 사양산업인 PC 제조업에서 성장사업인 저장장치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