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포기 안해"…KB금융과 인수전 양강구도

입력 : 2015-10-19 오후 4:46:08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본사 전경.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증권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거론되는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1조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보다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 쪽에 집중할 것이란 일각의 추측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19일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법률자문사로 법무법인 율촌을 선정했고, 재무와 회계 분야 자문사 선정은 거의 마무리되는 단계"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9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결의했고, 이 중 전체 14%인 우리사주 청약은 지난달 100% 완료했다. 인수자금을 확보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대우증권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최현만 미래에셋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5일 코스콤과의 핀테크 펀드 업무 협약식에서“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대우증권 인수는 그 방안 중 하나”라면서 “이번 인수전에서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본금이 8조원에 육박해 현재 업계 1위인 NH투자증권의 4조5000억원을 뛰어 넘는 압도적인 1위 증권사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번 인수전에는 한국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중국 시틱그룹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자금 동원력과 인수 의지 등을 감안할 때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지주 '빅2'가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인수금액을 얼마나 베팅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대우증권의 시가총액은 4조1013억원이며, 이 중 매각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보통주 43%로 대략 1조7630억원 정도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하면 2조2926억원 인데, 패키지 매각대상인 산은자산운용(600억원 추정)까지 감안하면 예상 금액은 2조3000억원이 넘는다.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 예상 인수금액도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약한 증권 분야를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비강화한다는 목표로 인수전에 적극 나섰다. 또한 과거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를 거울 삼아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수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내부에서 정한 적정 수준을 넘어가는 오버베팅은 하지 않는 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과거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했던 금액이 1조15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3조원이 넘어간다면 인수하는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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