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재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대형 매물' KDB대우증권의 매각 진행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달 2일까지 예비입찰서 접수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우증권 인수를 고려한 잠재 인수후보자가 자금적인 측면 등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현대증권으로 선회할 경우 매각 과정에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대증권은 “주식매매계약 매수자인 버팔로 파이낸스 유한회사는 거래가 계약 체결일로부터 120일 되는 날까지 종결되지 못해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지했다”며 “이로써 주식매매계약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현대상선 역시 이날 매각 관련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됐음을 알렸다.
앞서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은 지난 6월 오릭스가 설립한 버팔로 파이낸스 유한회사에 현대증권 주식 22.56%를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당시 양측은 이달 16일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 종결시한을 둔 바 있다.
KDB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현대증권 매각 무산이 대우증권 매각 진행에 있어서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시장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현재 긴밀히 관찰하고 있지만, (현대증권 매각 무산이 대우증권 매각 진행 과정에)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서 밝힌 대우증권 매각 절차 일정 등 과정에 전혀 변동된 게 없으며, 예정된 계획과 방향대로 대우증권 매각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에 관심을 가졌던 잠재인수자들이 가격부담이 덜한 현대증권으로 시선을 선회할 것이란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잠재매수자들을 관찰하고 있는데,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은)물건 자체가 달라서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도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은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도 다르고, 대우증권은 업계 선두 업체라서 현대증권과는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서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왔을 때 현재 대우증권 유력 인수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2군데(KB금융, 미래에셋)가 안 들어왔었다”며 “대우증권은 현대증권과 별개의 문제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증권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 무산은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대형 매물이 또 하나 생겼기 때문에 대우증권의 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으며, 분명히 인수 금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