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항공, 노선별 양극화 심화

제주~무안 700% '급증'…김포~양양, 도로개통으로 96% '급감'

입력 : 2015-11-01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국내선 항공노선의 여객 운송 양극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부 노선은 지난해와 비교해 700% 넘게 여객수가 늘은 반면, 여객수가 거의 '제로(0)' 수준까지 떨어진 노선도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올해 국내선 출발 기준 총 여객수는 1043만918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4만736명과 비교해 12.97% 증가했다.
 
노선별로는 제주~무안 노선이 1년 새 가장 큰 폭으로 여객수가 늘어났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여객수가 5527명에 불과했던 제주~무안 노선은 올해 같은 기간 4만9132명으로 무려 788.95%나 급증했다.
 
이 노선의 여객수가 급증한 것은 그동안 대형항공사가 단독 취항했으나 저가항공사가 신규 취항하면서 다양한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초 무안국제공항과 제주공항을 오가는 비행편은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티웨이항공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신규 취항하면서 보다 저렴한 비용에 제주를 다녀올 수 있게 됐다.
 
무안군 관계자는 "비행기를 이용해 제주를 가는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역 주민들의 제주 여행에 대한 선호가 크게 올라갔다"며 "제주 뿐 아니라 중국 텐진 등을 잇는 저가항공사의 진출로 침체를 겪던 무안공항이 활기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 모습. 저가항공 노선 취항에 따른 항공비용 감소로 소수에 불과했던 무안 출발 제주 여행객이 급증했다. 사진/전라남도청
 
제주~대구 노선 역시 지난해 41만8000여명에서 올해 58만4000여명으로 여객수가 40% 가량 늘었고, 제주~광주 노선도 33만5000여명에서 46만6000여명으로 39% 증가했다.
 
이들 노선 역시 저가항공사의 공격적인 운항횟수 증대로 여객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대구 노선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출발 기준 운항횟수가 2156회에서 1915회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 2개사의 운항횟수는 908회에서 1896회로 2배 넘게 늘었다.
 
제주~광주 노선 역시 대형항공사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티웨이항공이 105회에서 764회로 무려 7배 넘게 증편하면서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
 
반면, 김포와 양양을 잇는 노선은 여객수가 지난해 1311명에서 올해 고작 50명으로 무려 96%나 급감했다. 또, 김포~포항, 제주~포항 노선은 이용객 감소로 노선 자체가 아예 없어졌고, 제주~양양과 인천~제주 노석도 각각 61%와 50%씩 여객수가 급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양공항의 경우 중국 관광객들로 인한 국제 노선의 여객수는 최근 몇 년간 중가했다"며 "다만, 국내선의 경우 관광을 떠나는 수요보다는 찾는 수요가 많은 지역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터널개통과 영동고속도로 확장, 경춘고속도로 등으로 인해 공항 이용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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