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스마트폰에 중독됐을 경우 부모는어떻게 하면 좋을까. 속이 답답한 나머지 자녀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부터 빼앗아 패대기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서울시보라매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박지혜 팀장은 “무조건 자녀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거나 해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부모들이 생각부터 바꾸고 아이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를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하려면 우선 부모와 아이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가 어떤 조치를 해도 아이가 수긍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미 부모와 아이 사이가 틀어진 상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엄마, 아빠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라. 외롭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아이는스마트폰이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다. 그런 탈출구를 잃게 되면 아이는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스마트폰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다. 주로 어떤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지, 누구랑 제일 연락을 많이 하는지, 어떤 어플을 주로 이용하는지 등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좋다. 그러나 평소 소통이 거의 없던 가족이라면 부모가 갑자기 이렇게 묻는 것이 아이에게는 다그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특히 중학교 2학년 시기는 아무 말도 안 들리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때이다. 노력한다고 해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관계회복이 우선이다. 집 근처 상담센터를 방문해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박 팀장은 “부모는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간섭하기 보다는 스마트폰 대신 다른 일에 집중할 때 더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부모들은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 증상을 보이면 무조건 스마트폰을 떼어 놔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가 스마트폰을 갖고만 있어도 닦달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아이가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였는데도 부모는 ‘아직도 하고 있어’라며 일일이 모든 행동을 나무라고 한다. 그러나 혼내기보다는 세심하게 살펴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을 1시간이나 줄인것은 상당히 힘든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아이가 그시간 동안 다른 일을 했다면 그에 대해서도 ‘네가 기특하고 대단하다’는 칭찬을 해주고 계속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내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도 엄마, 아빠 생각과 달리 다 잘 할 수있다’는 오기를 갖게 된다. 이런 일이 지속되면 ‘내가 맞다’는 생각이 커져 부모와 힘겨루기를 하게 된다.
반면 부모들이 생각을 달리해 초점을 전환시켜준다면 아이는 싸울 대상이없어지게 되기 때문에 부모의 지도에 따르고,스마트폰 중독 역시 빠르게 극복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는 스마트폰 중독 외에도 청소년기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방법이다.
부모가 칭찬해줬을때 당장 좋아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왜 저래’, ‘가식적이다’는 식으로 까칠하게 나온다. 아이들은 그래도 귀담아 듣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러나 아이가 계속 이런 반응을 보인다면 부모는 오히려 반성을 해야 한다. ‘내가 아이에게 얼마나 칭찬을 안했으면 아이가 내 말을믿지 않을까’라며 부모는 아이를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2013년 6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서울시 주최로 열린 스마트폰중독 예방을 위한 캠페인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끄기 스티커를 폰에 부착하고 ‘스마트폰 1-1-1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