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도 '개미‘(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뜻하는 은어)의 투자 성과는 저조했다. 지난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주가가 하락한 반면, 팔아치운 종목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대신 정보력으로 무장한 외국인과 기관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도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2일 <뉴스토마토>가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각 투자자별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순매도 현황과 종목별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플러스(+) 수익을 낸 곳은 한 종목도 없었다. 상위 10개사 수익률로만 보면, 백전백패인 셈이다. 반면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삼성전자, LG화학, 포스코, 한미약품, LG전자)의 주가는 한 달 전 대비 올랐다. 외국인의 투자 성과는 더 양호했다. 10개 중 6개 종목(네이버, 기아차, 삼성생명, 삼성물산, LG화학, LG전자)이 플러스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매도 종목을 거르는 일에서도 헛손질을 거듭했다.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 10개(삼성전자, 기아차, LG화학, SK이노베이션, 현대모비스 등)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 투자자와 달리 매도 시점을 적절히 공략해 손실률을 낮췄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매도한 10개 종목 중 SK텔레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호텔신라의 주가가 하락했고, 기관 매도 종목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현대상선, SK케미칼, 크라운제과, 현대산업의 주가가 떨어졌다. 주가가 떨어질 만한 종목 50%를 선별해 미리 처분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매번 ‘뒷북’만 치는 원인이 ‘정보 불균형’ 문제에 있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지적돼왔다. 개인투자자는 막강한 정보력을 갖춘 기관·외국인에 밀려 열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수익률이 높았던 주식은 팔고, 낮은 주식은 사들이는 등 합리적 근거없이 반복되는 투자 행태들도 성과 부진의 이유로 거론된다.
한 증권사 지점장 A씨는 “시장이 이성적이고 효율적으로 돌아간다,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은 대부분 거짓”이라며 “이제는 개인투자자들도 ’한 탕의 꿈‘은 버리고, 지킬 수 있는 선에서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