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기한 코앞인데…‘선거구 부존재’ 현실화되나

새누리 “야당 때문에 논의 늦어져”, 새정치 “선거구획정위 결단하라”

입력 : 2015-11-05 오후 3:34:31
내년 4.13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 법정처리시한이 오는 13일로 다가왔지만 여야가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선거구 부존재’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표의 등가성’을 강조하며 선거구 인구편차를 현행 3:1에서 2:1로 조정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현행 선거구는 올해 12월 31일까지만 법적효력을 갖게 됐다. 이에 여야는 정치권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고 객관적인 선거구획정을 위해 중앙선거관리위 산하 독립기구 선거구획정위원회 설치를 합의했다.
 
그러나 선거구 재획정으로 인구수가 적은 농어촌 지역구가 직격탄을 맞게됐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의석 축소를 통한 농어촌 지역구 유지’라는 주장을 내놨고, 야당은 ‘비례대표 축소 불가’로 맞서면서 여야는 선거구 획정의 기준인 ‘지역구-비례’ 의원비율도 합의하지 못했다. 결국 명목상 독립기구였지만 실상은 여야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선거구획정위도 자연스레 개점휴업상태에 빠졌다.
 
법정처리시한을 약 일주일 남겨둔 5일,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당의 소극적인 태도로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의사일정 보이콧으로 사상 초유의 선거구 공백상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우리 당은 이미 선거구 획정 협의를 위한 원내수석부대표와 정개특위 간사의 ‘2+2회동’을 제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황진하 사무총장도 “야당 때문에 선거구획정이 늦어지면서 출마 희망자들은 어느 지역에 예비후보등록을 하고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조차 알기 어렵다”며 “문재인 대표는 농어촌 지역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선거구를 획정해야 할지 야당의 입장을 우선 정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선거구획정위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초 획정위 설치이유가 여야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선거구획정을 위한 것이니 그러한 원칙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논리다.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현역의원의 지역구 기득권을 지켜주기 위해 선거구 획정이 법적 처리시한을 넘기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며 “(획정위는) 조속히 전체회의를 소집해 기존의 합의와 원칙에 근거해 현행법에 따라 선거구 획정안을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획정이 계속 지연되면 12월 15일부터 시작하는 예비후보자 등록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지난 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농어촌 지역주민들이 농어촌 지방선거구 사수를 촉구하는 상경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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