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노동생산성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증가가 노동생산성 개선을 제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저임금 서비스업 부문 위주로 증가하고 있는 장년층(55~64세) 취업자 수는 노동생산성 개선을 제약하고 있는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됐다.
15일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노동생산성 변화 추이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은 일정 기간 생산에 투입된 노동에 대한 부가가치(혹은 산출량) 비율을 의미한다. 경제 전반의 성장 가능성과 기술적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중의 하나다.
부가가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01~2007년 연평균 4.6%에서 2008~2014년 2.8% 하락했다. 특히 부가가치 노동샌상성 증가율은 지난해 1.7%까지 추락했다. 이러한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추세적 둔화는 시간당 노동투입이 부가가치 증가세가 둔화된다는 의미로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경제성장률을 보면 2001~2007년 연평균 4.9%에서 2008~2014년 연평균 3.2%로 하락했다.
노동생산성 둔화 원인으로는 우선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2001~2007년 연평균 15만8000명에서 2008~2014년 19만7000명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점이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의 경우 2001~2014년 평균 131(2001=100)로 제조업 대비 생산성이 낮았다.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같은 기간 평균 217로,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생산성 격차가 2001년 24포인트에서 2014년 138포인트로 크게 확대됐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낮고,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효율적인 생산이 어려운 분야"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동생산성 둔화 요인 중 하나는 인구구조의 변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년층의 취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비스업 부문 위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청년층(15~24세)의 노동시장 진입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연령도 2006년 22.9세에서 2012년 23.4세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더불어 여성의 경우 하위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고 경력단절로 인해 생산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전체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여성 고용률이 30대에서 하락하는 M커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경력단절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노동생산성을 개선하려면 서비스업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 시장 개방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낮은 도매·소매업, 숙박업·음식업은 공동사업을 통한 비용절감, 기업화를 통한 사업규모 확대 등으로 사업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 연구위원은 "서비스업 부문의 생산성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청년층은 효율적으로 노동시장에 참가할 수 있도록 선취업·후진학 프로그램 등을 활성화하고, 장년층은 임금피크제 등 정년연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확충 등 효율적인 일자리 창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