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설비투자 규모가 9년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연간으로도 설비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 기준년으로 작성된 올 상반기 실질 설비투자액은 37조70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조2657억원에 비해 9조5584억원(20.2%)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설비투자액은 2000년 37조3040억원에서 2001년 34조1101억원으로 감소한 뒤 2003년 36조2438억원, 2005년 38조4566억원, 2008년 47조2657억원 등으로 7년 연속 증가한 바 있다.
올 상반기 설비투자액은 9년 전인 200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상반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4.9%) 이후 최악이다.
국내연구기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설비투자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부진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14∼-19%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제시한 설비투자 증가율은 -15.1%다.
KDI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간 -16.0%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분기별로는 1분기 -22.1% 2분기 -23.0% 3분기 -19.0% 4분기 2.0% 등이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은 "11월에 나오는 수정전망치를 통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다소 상향조정할 계획이지만 소비나 수출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투자를 못하는 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금융시장 경색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고 어떤 곳에 투자를 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brick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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