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원생의 약점을 이용해 학원생을 수년간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촬영한 태권도 학원 관장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미성년 학원생을 4~5년간 상습 성폭행해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등으로 기소된 김모(4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성행과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등 여러 사정을 검토해보면 피해자와의 합의 등 변호인이 주장하는 정삼을 참작하더라도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형이 심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태권도 학원에 다니는 A양(사건 당시 11세)이 학원에 들어오면서부터 눈독을 들였다. A양은 가정 사정으로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도장도 무료로 다니고 있었다.
김씨는 이런 약점을 이용해 A양을 따로 보육원으로 데려다 주겠으니 기다리라고 한 뒤 다른 수강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둘 만 있는 사무실에서 짐승만도 못한 짓을 했다. 한번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겠다”고 도장 사무실로 일부러 불러 A양을 성폭행했다.
A양이 김씨 말을 거역할 수 없었던 이유는 학원에서 보육원까지 차로 40분 거리인데 차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달리다 못한 A양이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할 때마다 김씨는 “그동안 내지 않은 수강료를 모두 내야 한다”고 겁을 줘 A양을 잡아뒀다.
김씨의 이같은 인면수심 행각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되는 동안 감춰졌으나 김씨가 다른 수강생을 수련회 등에서 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드러났다.
1심은 “수강생인 피해자를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장소에서 성폭행하고, 카메라로 그 장면 등을 촬영한 사건으로서 그 죄질이 매우 나빠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160시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정보공개 10년을 명령했다.
김씨가 이에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 모두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조형물 '정의의 여신상'.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