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복무 기간 중 수십일 동안 무단결근하고 전산을 조작해 허위로 출장비를 타낸 혐의 등으로 기소된 로스쿨 출신 공익법무관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과 사기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된 전 공익법무관 최모씨(30)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위조한 국외여행허가 추천서 파일은 형법상 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부분을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의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서울 모 로스쿨을 졸업하고 제2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의정부지검에서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4일을 무단 결근하거나 허위로 출장을 신청한 뒤 출장을 가지 않는 방법으로 복무를 이탈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다.
최씨는 또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명의의 국외여행허가 추천서 파일을 위조해 제출하는 수법(사문서위조 등)으로 허가를 받아 외국여행을 다녀오고, 가지도 않은 출장을 다녀왔다고 문서를 위조해 두 차례에 걸쳐 출장비 72만7000원을 국가로부터 받아낸 혐의(사기)도 함께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병역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은 관리 감독이 느슨한 틈을 타 무책임하게 복무지를 이탈하고, 그 이탈을 은폐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르고 함께 근무하는 동료와의 불화를 범행의 근본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국외여행허가 추천서 파일은 형법상 문서로 볼 수 없다며 사문서위조 등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공익법무관 신분이 박탈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이 무죄 판단부분에 대한 법리오해 주장과 함께 양형이 너무 낮다며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최씨는 이번 범행으로 1995년 공익법무관제가 도입된 지 20년만에 처음으로 신분을 박탈당했다.
대법원 설경.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