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반짝’ 반등했던 증권업황이 내년엔 다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내년 증시 거래대금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 대부분은 올해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3일 <뉴스토마토>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주요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를 비교한 결과, 대우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내년 실적 전망치는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 대비 저조했다.
각 증권사별로 보면, 대우증권의 내년 순이익은 3269억원으로 올해 (3664억원) 대비 10.8% 감소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내년 순이익 컨센서스는 2845억원, 2991억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3%, 7.7% 낮다.
한국투자증권을 주력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와 현대증권은 내년 3879억원, 265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실적과 비교해 각각 4.4%, 3.7% 부진한 수치다.
주요 증권사 중 연간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지난 3분기까지 돋보이는 실적 성장을 보여줬지만, 내년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1983억원) 대비 21.2% 위축된 156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신증권은 올해(1200억원)와 비교해 19.3% 감소한 9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불안한 내년 증시 환경이 증권업황 부진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한편 증시 거래대금도 축소돼 각 증권사 실적에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내년 일 평균 거래대금은 8조50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9조1000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을 바닥으로 2년 연속 이어졌던 증권업황의 회복세가 내년에는 꺾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권사 이익 모멘텀은 올해 대비 둔화될 전망”이라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국내 시장 금리 정체로 증권사의 운용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 속도는 둔화되고,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 수익도 소폭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