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77일 간의 생산중단 사태를 끝내고 최근 본격적으로 생산을 재개한 쌍용차가 SUV 최강 기업으로의 부활을 꿈꾸며, 소형 콤팩트 SUV ‘C200(프로젝트명)’ 양산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200은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와 같은 2000㏄급 소형 SUV로 쌍용차에서 3년 반만에 출시하는 SUV 신차다.
지난 4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최고의 차(Best Car)'에 선정되기도 했던 C200은 쌍용차 SUV로는 최초로 전륜구동과 '모노코크 바디 스타일'(차체 전체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이 적용됐고, 쌍용차 기존 차종 중 최고의 연비를 기록하는 동시에 유로5 기준을 만족시킬 정도의 극히 적은 배기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정무영 쌍용차 홍보팀장은 “C200 개발은 이미 완료됐고 현재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 시판을 위해 생산설비구축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쌍용차 최초로 모노코크 방식이 적용된 의미있는 차이니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해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쌍용차의 이러한 열의가 무색하게도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리고 있다.
90년대 SUV의 명가로 명성을 날리던 쌍용차와 현재의 쌍용차는 다른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윤태식 동부증권 연구원은 “10여년 전만 해도 국내에 SUV를 만드는 업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쌍용차의 존재는 독보적이었다”며 “그러나 현재는 현대기아차라는 거대 그룹이 투싼, 스포티지와 같은 경쟁력있는 SUV로 시장의 선두주자로 우뚝 선 상황이라 쌍용차의 독보성은 흐려진지 오래”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또 “쌍용차가 내세우는 ‘쌍용차 최초의 모노코크 방식’은 말 그대로 ‘쌍용차 중 최초’일 뿐”이라며 “이미 투싼, 쏘렌토R, 스포티지 등 대부분의 SUV가 모노코크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C200만의 차별화된 특성으로 내세울 수 있을만한 것이 못 된다”고 덧붙였다.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신차개발비용 1500억원 요청을 반려한 상황에서 다른 자금 출처를 이용해 C200을 개발·시판한다해도, 소비자들이 호응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소비자들 사이에는 이미 쌍용차의 판매망도 붕괴 직전에 와있고 차를 산다고 해도 AS나 고장시 부품 구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며 “이런 이유로 향후 판매 부진 가능성이 커 산업은행도 선뜻 신차개발비용을 지원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팀장은 또 "C200에 쓰이는 핵심부품인 트랜스미션을 납품하기로 한 호주의 부품업체가 도산한 상황에서 쌍용차가 트랜스미션을 납품할 다른 업체를 선정했는지도 명확지 않아 빠른 시일내에 시판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현대차의 투싼 후속이 나오고 내년 상반기에는 기아차의 스포티지 후속이 나오는 등 2000cc급 SUV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가열될 것으로 보여, C200이 경쟁을 뚫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C200을 발판으로 회생하려는 쌍용차의 미래는 밝지 않은 것이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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