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저성장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수익다변화 전략으로 부수업무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장 큰 수익이 나는 부분은 아니지만 부수업무를 통해 향후 신규 수익원 창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전산시스템 이용권 판매, 우편물과 영업점 영상을 통한 광고대행 업무, 전산시스템 이용권 판매 등 부수업무를 시작한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수업무로 인해 큰 수익이 나지는 않지만 따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는 올 초 발생한 '의정부 화재'를 기점으로 손보사들이 방재컨설팅을 부수업무로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보험사들이 최근 가장 많이 하는 부수업무는 IT와 관련 업무다. 자사가 개발한 IT 프로그램을 다른 기업이나 보험사에 비용을 받고 판매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IT 연구개발에 발생하는 비용을 일정 부분 회수할 수 있다. 또한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한 '금융자문'과 '대출 주선 대리업무'도 보험사가 주로하는 부수 업무다.
현대해상과 미래에셋생명, KDB생명은 자사가 개발한 시스템의 이용권을 판매하는 부수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자신들이 개발한 프레임워크 사용권 판매를 부수업무로 등록했다. 프레임워크란 소프트웨어 개발은 위한 툴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기초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08년 보험사 최초로 웹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IT 분야에서 앞서갔다. 미래에셋생명은 이 전산시스템을 메트라이프에 판매했으며 올해 4월 자산운용시스템도 흥국생명에 판매했다. KDB생명도 자사가 개발한 보험계약 관리에 사용되는 프로그램 사용계약을 약 15억원에 라이나생명과 체결했다.
최근 보험사의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대출'과 관련된 부수업무도 활발하다. KB손보는 자사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KB캐피탈로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신용대출 소개영업을 하고 있다. 한화손보도 자산운운용 수익 증대와 대출업무를 주선해주는 부수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일반 기업에 퇴직급여와 관련된 컨설팅을 해주는 '계리평가서비스'와 영업지점에서 고객에게 보내는 우편물에 광고물을 삽입하는 '광고대행'업무도 보험사들의 부수업무로 활용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수업무 사전 신고제가 폐지되면서 앞으로 보험사의 부수업무 영역은 더욱 더 확대될 것"이라며 "신사업 진출과는 다르게 따로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고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의정부 화재사건 이후 방재컨설팅 등 보험사의 부수업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의정부 화재 사고 현장)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