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해외수주 목표 달성률 '46%'

"저유가에 보수적 책정도 무의미"

입력 : 2015-12-15 오후 4:22:07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저유가 지속으로 4년 연속 600억달러 달성은 커녕 2010년부터 이어지던 해외수주 500억달러 기록도 사실상 올해 멈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실적이 연초 설정한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총 438억47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02억7196만달러)에 비해 27%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해외건설 수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동 지역 수주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동 국가들의 발주도 줄었다. 실제로 중동 지역에서 작년 같은 기간 312억4619만달러를 수주했으나 올해는 148억7688만달러로 47%에 그치면서 절반 수준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해외수주의 68%를 차지했던 주요 8개 건설사들의 경우 수주액이 411억1672만달러에서 256억5308만달러로 37%가량 줄어들었다.
 
문제는 이들 건설사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유가 하락세에 선제 대응, 해외수주 목표액을 크게 낮춰 잡았음에도 그 수준을 못 미쳤다는 점이다. 이들 건설사들은 전체 목표액(547억6726만달러)의 46%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A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급락으로 당시 해외건설 담당자들이 수주 목표 설정에 고심을 거듭했다"며 "보수적으로 책정한다고 했지만,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저유가 국면 지속으로 원가절감 등 수익성 개선 방안이 무의미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올 초 내부에서 50억6000만달러를 해외수주 목표로 정한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경우 작년에 비해 86% 급감한 5억7770만달러 수주에 그치면서 목표치를 11%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포스코건설도 당초 54억달러를 목표로 했으나, 29% 수준인 15억6000만달러 수주에 머물렀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23억8000만달러)에 비해 34% 감소했다.
 
이어 ▲현대건설(000720) 29% ▲삼성물산(000830) 42% 등은 절반이 채 안 됐으며 그나마 ▲대우건설(047040) 56% ▲SK건설 76% ▲현대엔지니어링 79% ▲대림산업(000210) 80% 등은 평균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저유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보다 더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해외수주시장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으로 중동 지역 플랜트 발주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에 따르면 올해 중동의 예산 입찰규모는 약 2710억달러였지만, 실제 발주규모는 60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실제로 오만 철도, 카타르 철도, 이라크 아카스 가스처리시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 정유공장·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등에서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낙찰·발주가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B건설 해외건설 관계자는 "올해 지연된 사업이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입찰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골드만삭스의 전망대로 유가가 20달러까지 추락하면 해외건설업계는 중동 지역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국내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목표 달성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각 사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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