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학생들, 학사일정 복귀 결정

"각 학교 상황에 맞춰 장기적 투쟁 설계"

입력 : 2015-12-28 오후 4:27:29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변호사시험 응시 등 모든 학사일정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제3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법학협)와 법조계에 따르면,  법학협은 지난 26일 학사거부 연대를 해제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각 학교에 전달했다.
 
법학협은 당일 공지에서 "학사거부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법무부의 입장 철회와 사과를 받아낼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고 연대 해제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히려 법무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국회 협의체에 들어가 사시 폐지 유예를 지속해서 주장한다면 6000명의 원우는 성과 없이 계속된 손해만 감수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자체 논의만으로 판단하지 않았고, 국회와 정부 관계자로부터 접한 정보와 의견을 두루 참고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변호사시험에 응시하게 되면서 선배들은 응시 후 졸업을 준비해야 한다"며 "졸업에 필요한 잔여 기말고사, 졸업 사정, 졸업식 등이 모두 학사일정에 해당하므로 변호사시험이 진행된다면 학사일정 정상화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학협은 1·2학년이 계속 남아 학사거부를 이어가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이는 앞으로의 사시폐지 등 관련 입법 과정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법학협 관계자는 "1·2학년만의 학사일정 거부는 더는 법무부에 큰 타격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같은 편에 서야 하는 로스쿨 협의회 또는 교육부와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관계로 치닫게 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깊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25개교 법전원 간 내부 사정이 확연히 다른 만큼 학교 간 연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과 학교 내부 분열이 가속화되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고자 했다"며 "각 학교의 결의로 시작한 단체행동인 만큼 법학협의 해제와는 별도로 각자 학교의 상황에 맞춰 학사일정 거부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투쟁을 설계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사법시험 존치 논의에 대해 "협의체 구성은 피할 수 없다"면서 학사일정 복귀를 권유한 것도 이번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로스쿨 원장들은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에 반대해 변호사시험 출제를 거부하겠다며 반발했던 태도를 바꿔 관련 업무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무부의 태도가 변화하고, 범정부협의체가 합리적으로 구성돼 운영될 것으로 믿는다"며 "변호사시험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학생의 응시 독려를 위해 변호사시험 출제 등 관련 업무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사법고시 존치 여부를 놓고 법조계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1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 운동장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로스쿨 법무부 규탄 결의대회에서 전국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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