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와 가스레인지에 대한 수요가 시대를 넘나들며 여전하다. 가정마다 갖춰야 할 필수가전으로 인식돼 있는 데다, 가격과 에너지효율을 고려하면 대체재인 에어컨이나 전기레인지보다 손이 더 간다.
용산구 대형쇼핑몰 가전제품 매장에 다양한 종류의 선풍기가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선풍기 시장은 매년 350~400만대 규모로 형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혼과 부모로부터의 독립, 교체수요까지 합쳐져 약 350만대 정도가 팔려나간다"고 전했다. 여기에 날씨에 따라 100만대 정도가 좌우된다. 에어컨과 비교해 가격과 전기요금도 싸다.
변화의 흐름도 있다.
신일산업(002700)은 2013년 557억원, 2014년 550억원, 지난해에는 450억원의 선풍기 매출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프리미엄 선풍기가 출시되면서 일반 좌석용이나 벽걸이용 등 전통적 형태의 선풍기 매출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올해에는 에어서큘레이터로 불리는 공기순환기를 중심으로 냉풍기, 블로어팬, 타워팬, 박스팬 등 특수팬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2위를 점하고 있는 한일전기는 최근 2~3년 사이 매출이 10%가량 줄어들었다. 한일전기는 매출 하락의 요인을 날씨에서 찾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날씨 변수를 제외하면 꾸준한 수요가 형성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시장 변화를 쫓아 아기바람 선풍기 등 프리미엄 선풍기 중심으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스레인지 역시 없어서는 안될 필수 주방가전으로, 매출 기반 또한 안정적이다. 중견 가전업체들이 저마다 전기레인지를 출시하고 있지만,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동양매직은 2013년 600억원, 2014년 730억원, 지난해에는 850억원의 가스레인지 매출을 올렸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건설시장 활성화로 인한 빌트인 수주실적이 늘었고, 센서버너 적용으로 인한 수익률 개선 등이 매출 성장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50종의 모델을 구비한 상태로, 올해에는 슈퍼정수기, 슈퍼청정기에 이어 '슈퍼레인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린나이 역시 가스레인지 시장의 대표주자다. 린나이 관계자는 "전기레인지 시장이 늘고 있지만, 가스레인지 사용인구가 월등히 많아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