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저가 항공사(LCC)의 잇따른 안전사고로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가격이 싼 만큼 안전에도 소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세부 막탄 공항을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LJ038편은 비행 중 출입문에서 소음이 발생하면서 급하게 회항했다. 1만 피트 상공에서 출입문에 틈이 생겨 이륙 후 40여분 만에 다시 막탄 공항으로 돌아온 것이다.
당시 이 여객기에는 승객 163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번 사고로 인해 기내 압력 조절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일부 승객들은 두통과 귀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달에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급강하 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승객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저가 항공을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K씨(39)는 "담당하는 사업 현장이 제주에 있어 자주 오고가는데 비용 문제로 주로 저가항공을 이용하고 있다"며 "한 번도 아니고 짧은 시간에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아무래도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진에어와 제주항공 항공기에서 최근 연이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저가 항공에 대한 승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LCC의 안전 문제에 대한 논란은 하루 이틀 사이의 문제가 아니다. 저렴한 비용 유지에 경영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관리 투자에 약할 수 밖에 없고, 노후 항공기들이 많아 사고 발생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급격한 양적 성장에 치우쳐 안전분야 전문성 강화엔 다소 소홀했다는 것이다.
국내 LCC는 지난 2005년
제주항공(089590)이 첫 출범한데 이어 지난해 말 에어서울이 사업면허를 취득하면서 올해 현재 6개 업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LCC들은 앞다퉈 20여대에 이르는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는 등 80여대까지 덩치를 불렸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선의 경우 LCC를 이용한 여객수는 지난 2014년 1267만명에서 지난해 1424만명으로 12.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LCC의 국내선 점유율은 51.2%에서 54.9%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만큼 안전 관리 투자에도 과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B대학 교수는 "같은 사고라도 그동안 불안을 느꼈었던 저가 항공업체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 부분도 크다"며 "다만, 양적 성장에만 지나치게 치중하면서 안전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올해 LCC는 여섯 번째 신규 취항사가 탄생하는 등 규모가 더 커지고 있고, 중거리 노선을 확대하는 등 노선도 다양화되고 있어 노후 기종 교체나 정비인력 확보 등 안전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최근 연이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관리 실태 및 규정준수 여부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또한, 점검 내용을 토대로 'LCC 안전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