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기아차 노사협상 장기화 하나?

입장차 워낙 커 협상난항
다음주 노조측 쟁대위, 입장변화 분기점

입력 : 2009-08-21 오후 3:34:58
[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기아자동차 노사 양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노사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다음달에는 노조의 집행부 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더욱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사는 올해 5월부터 지난 14일까지 16차례 가량 임금협상을 벌였으나, 쟁점사항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5.5% 인상,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 주간연속 2교대제(8시간+8시간) 및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측은 기본급 동결, 생계비 부족분 200%와 격려금 250만원 지급, '8+9' 방식의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당조 사측 교섭위원 20명이 협상 장기화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하자 이를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하고 사측에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으나, 예상과 달리 서영종 사장 등 3명의 사표가 수리되자 당혹해 하는 모양새다.
 
노조측이 내건 요구조건도 내부에서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일사분란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성공장 소속의 한 조합원은 개인명의 성명에서 '대안제시 없는 무책임한 끝장파업'이라고 주장했고, 광주지회는 소식지를 통해 "본부노조가 조합원 핑계를 대며 거짓을 포장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선명성을 보여주기 위해 각 계파가 강경일변도 노선을 걷는 것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에는 기아차 민주노동자회(기노회) 등 10여개의 계파가 있다.
 
기아차 노조 집행부 선거는 지부장과 화성, 광주 등 5개 지회장을 뽑는데 과거에는 같은 계파에서 지부, 지회장 후보를 모두 러닝메이트 형식으로 출마시켰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각 지회별로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집행부가 각기 다른 계파 출신들로 채워지게 됐다. 이에 따라 집행부 내에서조차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
 
사측 관계자는 일은 줄이고 월급만 올리려는 태도라고 노조측 입장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노조의 주장을 수용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측 교섭위원 사퇴이후 교섭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노조는 다음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대응 수위를 조절할 예정이다.
 
만약 이 회의에서 노조측의 입장변화가 있다면 다음주 중 사측과 원만한 교섭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다면 협상은 다음달 노조 선거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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