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세계 최대 車시장 중국 전기차를 공략하라

배터리·이차전지 등 밸류체인 산업 동향 점검과 대응책 필요

입력 : 2016-01-13 오후 4:02:51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전기자동차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발 전기차 관련 산업의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국 내 로컬 강소기업과 협력하는 등 새로운 전략적 옵션을 검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발간된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중국, 전기차 관련 산업에서 영향력 확대'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등극했다. 2014년에도 2350만대의 판매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6.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에 비하면 15배 이상 큰 규모다.
 
대기오염 심각·내수시장 성장…깊어지는 중국 정부의 고민
 
하지만 중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 로컬 자동차 브랜드 점유율은 지난 2010년 46%에서 4년만인 2014년에 38%로 8%p나 하락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과 눈높이는 올라가는 반면 로컬 제조사들이 글로벌 업체들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올림픽주경기장이 오염된 공기에 휩싸여 있다. 사진/뉴시스
 
대기오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해 12월 7일 대기오염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를 발령됐다. 차량 홀짝제를 운영하고 학교들이 휴교하는 등 행정조치가 내려졌다. 중국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향후5년간 매년 2조 위안(약 350조원)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확보 예산은 이 중 15%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 문제 개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 시장 점유율 확대, 에너지 대외의존도 축소 등을 위해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차 시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 주도로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
 
중국 전기차는 지난 2011년 8000여대 수준에서 지난해 약 22만대 판매를 넘어서면서 4년만에 규모가 약 30배 증가했다. 특히 최근 2년간 매년 전년대비 3~4배 규모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으로, 정부 육성의지에 따라 향후 성장 여력이 많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누적 보급대수 5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포함해 약 10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차량 가격의 10%의 세금을 감면해주고 충전소 및 충전설비 구비 등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중국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제조업 분야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을 담은 '중국 제조 2025' 지침서가 확정되는데 여기에 향후 10년간 전기차 산업 육성에 관한 '전기차 산업 지침서'가 포함될 것으로 보여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덩달아 성장하는 중국 배터리 시장.. 국내 기업 진출도 이어져
 
보고서는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2015년 2.8GWh에서 올해 4.5GWh로 성장하고 오는 2020년에는 27.3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는 2014년 3564억원 수준에서 연평균 57% 성장해 2020년에는 6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시장은 하이브리드 중심인 일본이나 미국과 달리 순수전기차(EV)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상대적으로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중국 남경에서 열린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준공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준공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장정진 남경 개발구 서기, 류이안 남경시 상무부시장, 장레이 강소성 부성장, 구몬부 LG 회장, 김장수 주중대사,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장진동 쑤닝 회장.사진/LG화학
 
이에 따라 중국 로컬 배터리 업체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외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전기차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외자기업의 지분이 50%를 넘을 수 없하는 정책을 올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외국 배터리 업체들이 서둘러 공장을 신설하거나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국내 전지제조업체들의 중국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대부분 합작형태다. LG화학(051910)은 중국 남경에 순수 전기차 5만대 이상,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기준 18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차 배너리 공장을 지난해 10월 말 준공했다.
 
삼성SDI(006400)도 단계적으로 총 6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시안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10월 전기차 4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1단계 생산공장의 준공식을 열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해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BESK테크놀로지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차전지 및 전지소재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중대형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아직 BYD(세계 5위)를 제외한 중국 기업은 없지만 소형 이차전지의 경우 글로벌 10위 이내에 포함된 기업은 ATL, Lishen, BYD, Coslight, BAK 등 5개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육성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한·중·일간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는 전체 원가의 60%가량을 소재가 차지할 정도로 소재 분야도 각광받고 있다. 이차전지 4대 소재 기준으로 글로벌 Top10 기업에 포진된 중국 업체는 양극재 6개사, 음극재 6개사, 분리막 2개사, 전해액 5개사 등이다. 최근에는 고기능성 제품에서도 중국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중국발 전기차 관련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전략 방향에 대해 재점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전 세계 기업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전기차제조사-전지제조사-전지소재기업'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산업의 밸류체인에서 로컬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심화에 따른 협력 관계 구축도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어 국내 기업들이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한다.
 
대규모의 직접 투자는 신중히 검토하되, 원료·소재·부품 수급, 영업망 확보 등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는 로컬 강소기업을 분야별로 발굴해 협력해 나가는 전략적 옵션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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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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