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공급과잉과 분양가 상승으로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서 등을 돌리려 하자 건설사들이 적정 공급시기 결정과 분양가 책정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899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7% 올랐다.
서울은 3.3㎡당 2119만원 수준으로 1.5% 하락했지만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921만원으로 9%나 상승했다. 기타 지방도 706만원으로 3.6% 올랐다.
특히, 지난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가가 크게 높아졌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초 공공분양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800만원 후반이었지만 9월 진행된 첫 민간분양에서는 1060만원으로 올랐다. 다음 달 공급된 민간분양에서는 이보다 100만원 가까이 오른 1140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이처럼 분양가가 크게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은 분양시장 진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다신신도시 인근 도농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분양이 진행되면서 다산신도시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고, 청약자들도 갈수록 늘었다"며 "다만, 최근 주택경기가 한 풀 꺾인데다 분양가격도 갑자기 크게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보수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첫 분양 당시 3.3㎡당 800만 후반이던 다산신도시 분양가는 지난 10월 분양에서 1140만원까지 뛰었다. 사진/김용현 기자
공급물량도 늘었다. 지난달 분양된 민간아파트는 2만738가구로 전달(5만1933가구)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1만1778가구)에 비해서는 8960가구가 증가했다.
분양가 상승과 공급물량 증가에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도 분양시기 조절과 분양가 책정에 고심하고 있다. 경기도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고, 수요자들의 청약열기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꺾인 만큼 분양가 책정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중견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실수요자 뿐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만 아니면 무난히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내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