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가격 웃도는 두바이유...정유사 발목 잡나

"경기회복 기대로 오펙 곧 증산할 듯...단기적 현상일 뿐"

입력 : 2009-08-31 오후 6:51:12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가격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격을 웃도는 ‘가격 역전현상’이 올 들어 어느때보다 자주 나타나고 있다.
 
3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1.50달러였다.
 
이에 반해 두바이유에 비해 낮은 황함량으로 고부가가가치 제품 생산이 상대적으로 쉬워 두바이유보다 평균 5달러 정도 높은 프리미엄이 붙었던 WTI는 이날 두바이유보다 불과 1.24달러 높은 72.74달러에 거래됐다.
 
황함유량이 높은 두바이유와 낮은 WTI의 품질을 기준으로 한 가격 차이가 1달러대로 축소되며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유와 WTI사이의 가격 역전 현상은 이전에도 일어나긴 했지만 올해처럼 자주 발생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는 것이 국제유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의 가격 역전현상은 두바이유를 생산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유가가 급락하자 이에 대한 방지책으로 지난해부터 감산정책을 쓰기 시작한 데 그 원인이 있다”며 “여기에 경기침체가 절정에 달했던 올 상반기 WTI, 북해산 브렌트유를 주로 사용하는 선진국의 석유수요는 많이 줄어든 반면 두바이유를 주로 소비하는 아시아권 국가들의 수요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어 두바이유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OPEC은 지난해 6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던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말 30달러대까지 폭락하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해 12월 하루 생산량 2905배럴을 2485만배럴까지 낮추기로 했으며 이 정책을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서는 지금까지도 그대로 시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두바이유 가격의 고공행진이 그렇지 않아도 정제마진폭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에게 매출 원가 부담을 가중시켜 영업이익의 악화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백영찬 SK증권 석유화학 담당 과장은 “두바이유 가격 상승이 정유업계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것으로 그칠 것”이라며 “이제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석유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고 오펙은 이런 기류를 바탕으로 다시 증산정책을 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올해말 또는 내년초에는 두바이유가격이 WTI가격을 5달러 이상 밑도는 종전으로 돌아갈 것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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